축구공이 푸른 가을 하늘을 가르며 날아갔다. 공의 목적지는 골문이지만 공의 향방과 상관없이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어제 홍법사에서 스님과 재가자들이 축구로 화합하는 축제의 장이 마련됐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가을축구한마당에는 안국선원, 홍법사, 미타선원, 원오사를 비롯해 부경대불교동문회,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구 등의 재가단체에서 출전했다.또 조계종부산연합회와 부산불교방송, 양산시여성축구단이 친선경기에 출전하며 더욱 다채로운 경기를 선보였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축구사랑 회장 하림 스님은 “가을축구한마당은 운동장에서 공을
통도사 중흥조 구하당 천보대종사의 열반 54주기 추모다례재가 엄수됐다.영축총림 통도사는 오늘(30일, 음력 10월 3일) 설법전에서 통도사 방장 성파 대종사와 주지 현문 스님 등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구하당 천보대종사의 열반 54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다례재는 구하 스님의 생전 가르침을 새기는 추모 입정을 시작으로, 방장 성파 대종사의 헌다와 문중 스님들의 헌향으로 이어졌다.문도를 대표해 성파 대종사는 "얼마 전 통도사 용화전 미륵부처님 복장물에서 통도사에 국군병원이 있었다는 구하스님의 필체로 적힌 연기문이 발견됐다."며
하동 쌍계총림 쌍계사가 많은 대중의 환희로움 속에 석가모니 대불 점안식과 해탈교 준공식을 거행했다.지난 10월 16일 거행된 점안식에는 쌍계총림 방장 고산 혜원 대종사를 증명 법주로 모시고 쌍계사 회주 영담스님, 주지 원정스님을 비롯해 50여 분의 스님과 300여 명의 신도들이 동참했다.쌍계총림 방장 고산 혜원 대종사는 증명 법어에서 “대불을 모시고 나니 쌍계사 계곡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며 “특히 다리 이름을 ‘해탈교’라 지었는데, 다리를 건널 때마다 속세로부터 해탈하여 부처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마음을 지니길 바란다.”고 전했
강원도 건봉사의 부처님 치아 사리가 부산 범어사에 당도했다. 오는 20일 불교문화대축제를 앞두고 건봉사에서 출발한 부처님 치아 사리가 오늘(18일) 오후 3시경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 경내 보제루에 모셔졌다.사리는 범어사 교무국장 범종 스님을 비롯한 스님 두 분과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 임원 네 명이 불교문화대축제를 위해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직접 이운했다. 범어사에 도착한 사리는 일주문에서부터 보제루까지 스님들과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 신도회 임원들이 동참해 이운의식을 가졌다. 이후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대종사가 증명한 가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범어사 선문화교육센터’가 약 3년간의 대작불사를 회향하고 10월 2일 개관식을 가진다.이에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개관에 앞서 지난 20일 범어사 주지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문화교육센터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스님은 우선 “선문화교육센터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전제로 이번 개관의 의의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선문화교육센터는 선문화관, 선문화교육관, 템플스테이관, 다음관으로 총 4개 동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선문화관에는 대강당과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대강당의 경우 신행
통도사의 역사를 집대성하여 연구를 도모할 영축문화연구원이 설립됐다.지난 8월 17일 통도사 명월료에서 영축문화연구원 현판 제막식 및 연구위원 위촉식이 열렸다. 영축문화연구원은 통도사 역사를 담은 사지 발간을 목표로 하여 통도사의 유무형 문화재를 연구, 집대성하고자 설립됐다.그 첫 시작을 알리는 제막식에는 영축총림 방장 성파 대종사, 주지 현문 스님, 부주지 산옹 스님을 비롯해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방장 성파 스님은 “통도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유형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곳에 묻혀있는 무형의 정신문화에 대한
화개천을 따라 쌍계사로 가는 길엔 곳곳에 골짜기가 많다. 늘 다니던 길로만 가다 보니 그 골짜기 안에 숨겨진 평화로운 풍경을 자주 놓친다. 지리산을 어머니에 비유하곤 하는데, 나는 그 이유가 치마폭 같은 산자락의 형세에 있다고 본다. 두툼한 겨울 한복 치마를 넓게 펴고 인자하게 아이를 맞이하는 엄마의 모습. 곱게 다려진 치마는 매끄러운 곡선으로 굴곡지고, 그 골 사이에는 따스한 햇볕이 스미는 풍경. 그래서 화개천을 중심으로 지리산 자락은 자연스럽게 계곡과 맞닿으면서도 안온하게 펼쳐져 있는 엄마의 치맛자락과 가장 닮아 있지 않은가 싶
하동에 오갈 때 마다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하나는 반짝이는 섬진강과 유연한 능선이 주는 설렘이다. 또 하나는 하루가 달리 변하는 발전된 하동이 주는 애석함이다. 개인적으로 후자가 주는 아쉬움은 너무나 크다. 마을을 지나다니던 굴곡진 옛길 대신 시원하게 뚫린 길은 얼마나 많은 것을 잃게 했는가. 속도를 내지 않고서는 달릴 수 없는 길 위에서 옛길에 대한 아쉬움으로 속앓이하면서도 나 역시 시간을 단축하고 풍경을 단축하며 지나간다.지리산 자락 어느 한 곳 개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차가 아닌 두 다리를 택한다면 얘
차시배지를 지나 정금차밭으로 가는 길이 있다. ‘천년차밭길’. 지리산 둘레길의 가장 큰 강점은 왼편의 풍경과 오른편의 풍경이 다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왼쪽으로 대나무숲을 끼고 돌면, 오른쪽에는 지리산맥이 펼쳐진다. 좌우가 다른 풍경이니 길손에겐 양손에 보배를 얻은 셈이다.천년차밭길을 한참 걷다 보면 중간쯤 특별한 포인트가 있다. 둘레길은 전체적으로 고도가 높은 편이 아닌데, 중간 지점의 한 길목은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지리산 주봉을 만날 수 있는 포인트다. 지리산은 모든 것을 보듬어 품는다고 하니, 이곳에 서면 지리산의 품안에 내
곡우를 즈음해서 나오는 햇차는 단연 최고의 향과 맛을 낸다. 하동은 차 산지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지만, 실은 오랜 차의 역사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시대 때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앗을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일대에 처음으로 심었다고 전하는데, 바로 그곳이 하동이며 쌍계사와 나란히 터를 잡은 현재의 차 시배지이다.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일대 12km에 걸쳐 뻗은 차 밭은 녹음이 그리운 방문객들에게 시원한 풍경을 선물한다. 흔히 차의 맛은 찻잎에 있다고들 하지만, 실은 나무의 뿌리에서부터 맛이 나온
지리산은 서산대사가 오랫동안 수행처로 삼은 곳이다. 특히 원통암에서 출가해 의신마을 일대에서 20여 년간 정진하였으니, 지리산 전체를 당신의 토굴로 삼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서산대사 옛길이라 명명한 이 길은 신흥과 의신을 잇는 옛길이다. 지리산에 사람이 살아온 이래로, 그러니까 역사를 짐작할 수 없는 아주 오래된 옛길이다. 특히 의신은 지리산 중에서도 가장 첩첩산중에 속하는 동네다. 이곳에 오기 위해서는 신흥에서 산길을 따라 최소 두 시간은 걸어야 했다. 과거에 호랑이가 지리산을 호령하던 때에는 해가 지면 이 길을 걷지 않았고,
쌍계사 신중도가 도난 20여 년만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지난 6월 30일 쌍계총림 쌍계사(주지 원정스님)는 경내 팔영루에서 쌍계사 신중도와 옥천사 삼장보살도의 환수 기념법회를 거행했다. 이번에 환수된 문화재는 탱화 2종으로 신중도 1점과 삼장보살도 3점이다. 두 탱화 모두 불법으로 유출된 성보로서 조계종 문화부와 쌍계사의 노력으로 되찾아 올 수 있었다. 쌍계사 신중도의 경우 1997년 8월 4일, 옥천사 삼장보살도는 1992년 1월 13일 도난되어 모두 20여 년만에 본래처로 돌아왔다. 환수 기념법회에는 쌍계사 회주 영담스님
편집자주_ 송광사 율주이자 부산 관음사 회주 지현 스님. 어린이 포교, 사회복지재단 운영 등 스님은 부산에서 30여년 간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늘 미소로서 대중과 마주하는 스님에게 질문을 했다. "스님, 행복하신가요?" 스님은 되묻는다. "행복하지 않나요?" 불교를 믿는 사람에게 행복은 너무나 가깝고 친근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행복을 쫓고만 있다. 여름이 시작되는 어느날, 스님과 카페에 마주앉아 행복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과거의 조상으로부터 미래의 자식에게 이어지는 사이에‘나’가 존재하고, 수많은 가르침
김시습이 말년에 충남 부여 무량사에서 병들어 누워 있을 때였다. 스님들이 김시습에게 물었다. “어떤 병에 걸리셨습니까?” 그러자 김시습이 답했다. “나는 행락병(行樂病)에 걸렸네.” 평생을 유랑하며 살았던 그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답변이다. 하지만 비단 김시습뿐이랴.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살고 있다. 때론 묵묵히, 때론 방황하며, 때론 잠시 멈추기도 하며 삶의 수많은 길을 거쳐 왔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두 다리를 의지해 걸음을 내딛으며 살아 있는 길을 걸을 필요가 있다.쌍계사에서 국사암으로 가는 길은 짧다. 종각에서 금당으로
불상은 수차례 도난 위기에도 늘 본래처로 돌아왔다. 영험한 기운에 누구나 탐냈던 아름다운 불상, 그러나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금정산에 머물렀던 원효암 목조관음보살좌상 이야기다. 차로는 갈 수 없고 오직 걸어서만 갈 수 있는 곳, 대웅전 앞마당까지 차가 들어가는 요즘 시대에 여전히 원효암은 옛것, 옛 모습을 간직하며 신심을 가진 자들의 입산만을 허락하고 있다. 수좌들이 애정한 정진처범어사의 제일 암자는 단연 원효암이다. 금정총림 방장이신 지유 대종사께서 40여 년간 당신의 정진처로 수행하신 도량이다. 원효 스님이 창건한 원효암은 금정산
'吾家有一客(오가유일객) 定是海中人(정시해중인) 口呑天漲水(구탄천창수) 能殺火精神(능살화정신), 우리 집에 한 분의 손님이 계시니 바로 바다속에 사는 사람이다. 입에는 하늘에 넘치는 물을 머금어, 불의 정신을 소멸할 수 있네.'- 통도사 대광명전 평방 오늘(7일) 음력 5월 5일 단오절을 맞아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용왕재가 거행됐다.매년 경내 구룡지에서 마련되는 용왕재는 올해 우천관계로 설법전 내에서 진행됐다. 용왕재는 용왕님의 기운으로 화기火氣를 막아 화재로부터 전각을 보호하는 의식으로서 단오의 세시풍속과 사찰의 의식이 결합한 독특
부처님을 생각하는 공덕이 그만큼 무량하다는 것을 비유로 든 대목이다. 허허벌판에 하나의 절을 세운다는 건, 이 모든 비유에 걸맞게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엄청난 원력을 동원해야 가능한 일이다. 들판에 모래탑 하나를 쌓더라도 아래에서부터 어떻게 위로 올릴지를 고민하고, 나뭇가지로 부처님을 그리면서도 부처님의 상호를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어야 하는데, 하물며 새로 짓는 포교당이야 오죽할까. 게다가 간절한 예경의 마음으로 도량을 찾아올 불자들을 생각하여 내부를 장엄하고, 부처님을 잘 모시기 위한 불단을 조성하는 일은 또 얼마나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이하 공불련)가 오늘 수계식을 끝으로 제27차 성지순례 및 제20차 합동수계법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6월 1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어제 입재법회를 시작으로 문화공연, 철야정진, 금강경 독송 및 참회기도 등의 일정으로 회원들간의 결속을 다지고 신심을 모으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상규 공불련 회장은 "퇴직 이후의 삶을 고민했을 때 공동의 믿음을 갖고 모인 공불련이라는 단체가 큰 의지가 될 것"이라며 "부처님 가르침
광명사에 대한 소개를 하기에 앞서 부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이유가 있다. 사찰순례를 하다 보면 여러 풍경과 마주하게 되는데 대략 산속이거나, 도심이거나, 시골이거나, 도시거나 중 하나다. 그런데 내가 광명사를 본 풍경은 네 가지 가운데 어떤 것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공간이 주는 특별함이 아니라 시간이 주는 특별함이라고나 할까. 시멘트로 꽉꽉 채워 만든 다리, 슬레이트 지붕이 남아 있는 주변 민가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는 다리 밑 길. 마치 이곳만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또 단청이 떨어져 나간 칠성각은 다시 채색하지
오늘 대변 마을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한 축제가 마련됐다.사단법인 행복한 나눔은 오늘 용암초등학교에서 제7회 해광 어울마당을 열고 어르신들을 초청해 경로 잔치를 베풀었다. 이날 자리에는 동암, 석산, 당사리 등 아홉 개 마을 어르신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해광 어울마당은 해광사 사물놀이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오카리나공연, 장구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됐다. 또 각 마을 어르신들이 노래와 춤사위를 뽐내며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해광사 회주 혜성스님은 "과거 70년대에 매월 음력 3월 3일에 큰 용왕대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