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범어사 선문화교육센터’가 약 3년간의 대작불사를 회향하고 10월 2일 개관식을 가진다.

이에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개관에 앞서 지난 20일 범어사 주지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문화교육센터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스님은 우선 “선문화교육센터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전제로 이번 개관의 의의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선문화교육센터는 선문화관, 선문화교육관, 템플스테이관, 다음관으로 총 4개 동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선문화관에는 대강당과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대강당의 경우 신행단체나 여러 외부 단체에서 세미나, 연수교육, 문화공연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며 카페테리아는 공간을 찾는 모든 이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일반인들을 위한 카페입니다. 또한 선문화교육관내에는 금정불교대학과 일반인들을 위한 시민선방이 운영될 예정이고, 다음관은 차문화교육을 비롯해 세미나, 문화강좌가 진행될 것입니다. 템플스테이관 역시 단체나 개인의 사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 모두가 사중의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불자들을 위한 것이므로 선문화교육센터는 범어사만의 공간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열려있는 소통의 공간인 셈입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구체적인 건물의 용도는, 선문화관(1472.58㎡) 1층에 세미나, 연수교육, 문화공연 및 결혼식, 전시회 등 각종 행사가 가능한 400석 규모의 대강당이 구성되며, 2층은 국내외 관광객 및 불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다용도 문화공간과 전통다원, 카페테리아로 조성된다.

선문화교육관(1317.26㎡)은 1층에 금정불교대학의 강의실과 2층 90여 평 규모의 시민선방으로 꾸며진다. 시민선방은 단기 수행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정해진 안거 기간 동안 등하교 형식으로 정진하는 두 가지 형태의 선방으로 구성된다.

템플스테이관(499㎡)은 1층 대방과 남녀 샤워실 등 편의시설과 2층 화장실이 구비된 2인실 10개 방과 대방 등 숙박시설로 총 1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템플스테이 및 연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지막 다음관(茶音館)은 50여 평 규모의 다용도 공간으로 차문화 교육을 비롯해 회의, 세미나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이번 불사가 이어지기 까지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착공과 완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3년여 남짓이지만,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이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다. 그러나 그린밸트 해제와 토지 점유자들과의 난제가 해소되지 않았기에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다행히 경선 스님의 주지취임과 더불어 해결점을 찾게 되며 구체적인 불사 일정과 계획이 수립됐다. “그린밸트 해제 이후 가장 어려운 일은 지역민과의 협의였습니다. 불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가장 큰 걱정거리였지만, 행정적인 절차를 통해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숨 가쁜 불사 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칠법도 하지만 스님의 불사는 벌써 다음 단계에 들어섰다. “건물을 지어도 제대로 쓰질 못하면 안됩니다. 이제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내실있는 운영을 하느냐가 과제입니다. ‘불사를 끝내니 뿌듯하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사실 성취감보다는 앞으로 할 일이 더 고민입니다.”

개관과 동시에 선문화관의 카페테리아가 정상 운영된다. 또 금정불교대학과 템플스테이도 서둘러 운영준비를 마칠 예정이며 그밖의 공간도 개관 전에 마무리 채비로 한창이다.

범어사 방장 지유 대종사
범어사 방장 지유 대종사

하이라이트는 금정총림 방장이신 지유 대종사의 수심결 특별강좌다. 선문화교육센터 개관을 기념하여 10여 년 만에 연 수심결 강의다. “센터의 개관에 즈음해서 방장 스님의 특별 강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할지 고민하던 차에 방장 스님께서 직접 제안하신 것이 ‘수심결’입니다. 결국 마음을 닦는 공부가 불교 공부이고, 선문화교육센터가 지향해야 할 바와 가장 부합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더불어 매년 방장 스님의 특강을 기획해 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강좌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오후 2시 선문교육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인원은 선착순 500명으로 제한되며, 수강생 전원에게 지유 대종사가 직접 풀어 쓴 수심결 교재도 무료로 배부한다.

현재 범어사 입구에는 선문화교육센터로 이어지는 산책로 조성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선문화교육센터는 범어사의 기존 가람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범어사 경내에만 머물던 동선을 외부로 확장하며, ‘참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번 불사의 혜택은 불자들에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범어사 방문객들과 ‘범리단길’을 애정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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