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을 맞아 전국 각지 사찰에서 기도 수행에 들어서는 가운데 부산 미타선원에서는 오는 9월까지 법사 스님들의 법문을 청해 듣는 금강경 산림법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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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미타선원, 금강경 산림법회 마련
  • 상(相)에 집착하지 않는 가르침의 경전
  • 조계종 소의경전 금강경·법사 스님 법문 통해
  • 삶의 근원 찾아 수행 정진·지혜 일깨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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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배운다. 온종일 긍정적인 기분으로 일과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매순간 분노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미국 갤럽이 142개국 15만 명을 대상으로 정서상태를 측정한 2017 세계 감정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이 하루 동안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걱정과 스트레스에 이어 10명 중 3명은 육체적 고통을, 2명은 분노와 슬픔 등의 감정을 느낀다는 결과가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의 근원은 해당 국가가 처해있는 환경적 요소에 있다. 예를 들어 높은 실업률이나 경제적 침체, 전쟁의 위험 등을 겪고있는 나라의 국민인 경우 대체적으로 하루 일과 내내 걱정과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조계종의 소의경전(所依經典 · 근본경전)인 금강경에서는 이처럼 살면서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금강경에서는 4상을 여의라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4상은 아상(我相, 나와 남과의 관계), 인상(人相, 분별하는 마음), 중생상(衆生相, 생명이 있는 모든 동물), 수자상(壽者相, 수명에 대한 집착)으로 각각에 해당하는 상(相)에 집착하거나 관념두지 않는 지혜를 일러준다. 이는 곧 부처님이 설하신 가장 완벽한 깨달음을 뜻하는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에 이르는 수행 방법이자 불교의 궁극 목적에 도달하는 길이다.

부산 미타선원(주지 종호스님)에서는 백중을 맞아 많은 불자가 독송하는 금강경을 통해 삶의 지혜와 용기, 힘을 얻을 수 있는 근원에 대한 법담을 나누는 산림법회를 마련한다.

입재 법문을 설하는 행복공감 평생교육원 원장 하림스님.

어제(16일) 오전 미타선원 주지 종호스님과 행복공감 평생교육원 원장 하림스님을 비롯해 200여 명의 불자가 참석한 가운데 금강경 산림법회 입재에 들어섰다. 하림스님이 입재 법문에서 이번 산림법회의 취지와 불자들이 임해야 할 태도 등을 당부했다.

하림스님은 "살면서 갑자기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때 그 감정을 경험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바로 보면 무엇에 집착하고 있었는지 드러난다. 이는 마음에 고통이 되는 원인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자 금강경 산림법회의 본래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산림법회는 불자들을 위한 법석이다. 법사 스님들의 법문을 청해 듣고 마음밭을 잘 가꾸어 나간다면 여러 인연과 함께한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이는 곧 자연히 삶의 지혜와 용기, 힘을 얻을 수 있는 근원적 역할이 되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강경은 미타선원의 주 신행경전으로써 사찰에서는 새벽, 사시, 저녁예불마다 독송하고 있다. 특히 불교에서 재를 지낼 때 많이 독송되는 경전 중 하나이기도 하며, 영가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림스님은 "매일 한 품씩 경전을 독송하여 지혜가 밖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발견하는 것임을 깨닫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문에서 하림스님은 "매일 한 품씩 독송하며 경전의 뜻을 상기하면 일상생활에 등불을 켜고 사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는 곧 부딪힘이 없다는 뜻으로 어떠한 생각과 감정에 빠졌을 때 현상에 눈이 멀어버리는 무명중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불자들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라며 "지혜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명을 밝혀 안에서 깨닫는 것,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니라 오가는 것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렀다.

이어 "법당 안에 영단을 함께 모시는 것은 삶과 죽음이 같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이번 금강경 산림법회를 통해 좋지 않은 업을 잘 회향하고, 무주상행을 실천하여 걸림없는 참된 삶을 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님의 말에 따르면 인간의 삶은 근원에서 멀어질수록 바빠진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때때로 휴식을 취하는 것은 근원으로 향하는 여정이라고도 본다. 이 근원에 도달하기 위해 불자들은 경전을 듣고 기도를 하고 참선을 하며 각기 수행에 들어선다. 이 근원에 대해 불교적으로 접근하여 대화를 나누는 것을 법담(法談)이라고 하며, 이에 대한 법석이 오는 9월 5일까지 미타선원에서 마련된다. 오는 23일 조계종 원로의원 지하대종사의 초재 법문에 이어 매 재마다 초청 법사 스님들의 법문이 마련된다.

우리 몸의 근원은 생명을 좌우하는 숨에 있으며 마음의 근원은 자기 마음자리에 있다. 매순간 마음에 감정이 일어날 때 고요와 평화로움을 유지하여 광명의 세계에 도달하는 것. 이것이 불자들을 위한 깨우침의 법석을 마련하는 사찰의 참뜻이자 바로 불교의 참된 역할이 아닐까.

본지는 오는 9월까지 미타선원에서 봉행하는 <금강경 산림법회> 초청 법사 스님들의 법문을 매주 연재합니다. 불자들의 신행의 기본이 되는 경전인 금강경을 주제로 한 스님들의 법문을 통해 올바른 수행과 삶의 지혜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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