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株無影樹(일주무영수)를
 移就火中栽(이취화중재)라
 不假三春雨(불가삼춘우)라도
 紅花爛熳開(홍화란만개)로다

 한 그루 그림자 없는 나무를 
 불 가운데 옮겨 심었네
 춘삼월의 비를 빌리지 않아도
 붉은 꽃이 어지러이 피어나네

총림대중이 모여 결재용상방을 짜고 하안거 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재와 해재가 없이 늘 힘써 정진해야 하지만 스스로 느슨한 마음을 단속하고 가행정진을 다짐하는 날이 결재일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대중이 산문출입을 삼가며 계율을 엄정히 지키고 정진에 힘쓰도록 안거제도를 시행하셨습니다. 

일체 賢人(현인)과 聖人(성인)이 증득한 법이 모두 無爲法(무위법)이나 그 일에 차별이 있으니 성문은 四諦(사체)를 수행하고, 연각은 十二因緣(십이인연)을 닦으며, 보살은 六波羅密(육바라밀)을 실천합니다.

총림의 수선납자는 오직 화두참구하기를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목마른 자가 물을 구하듯이 간절하게 대의심·대분심·대신심을 일으켜 바로 화두를 타파하고 여래지에 이르게 하는 방법으로 수행합니다.

화두참구가 성성하게 되면 무아의 이치가 드러나고, 무아를 체득하면 다른 인연이 없어지며, 마음에 다른 인연이 없어지면 그 마음이 청정하기가 허공과 같아져서 부처님과 조사의 신통묘용이 여기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비록 그러하나 견해에는 천 가지로 차별이 있으며, 그 차이는 한 생각에서 일어납니다. 한 생각의 차이에서 나누어지는 것이 天地(천지)와 같습니다.

그러나 천지는 한 덩어리이니 금으로 천 개의 그릇을 만들면 그릇 그릇이 모두 금이며, 한 덩이의 전단을 쪼개면 만 조각의 전단이 모두 전단향입니다.

 法相非法相(법상비법상)이여
 開拳復成掌(개권복성장)이로다
 浮雲散碧空(부운산벽공)이니
 萬里天一樣(만리천일양)이로다

 법상과 비법상이여!
 주먹을 펴니 다시 손바닥이로다
 뜬구름이 푸른 하늘에서 흩어지니
 만리 하늘이 푸른 하늘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