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던진 돌은 네가 꺼내라 / 기후 지음 / 이자리

 

“진실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이야기”

진실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기후 스님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덧 내 안에서 굴러다니는 크고 작은 돌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자칫 고단하고 힘든 행자 생활, 치열하게만 보일 수 있는 선방 수좌 생활조차 저자 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재현돼 때로는 입가에 잔잔한 웃음이 절로 나오고, 때로는 심오하고, 때로는 눈물을 찔끔거리게 하면서 나긋나긋하게 펼쳐져 독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어떻게 깨달음을 얻게 되는가”

3장의 ‘극락에 살다’는 스님이 경험했던 큰스님들과의 아름답고 진실한 7가지 인연의 이야기가 풀어져있다. 수행제자들을 향해 제각각의 방식으로 가르침을 전해주고자 했던 우리 시대의 큰스님들의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스님들이 어떻게 화두의 큰 깨달음을 얻게 되는지 나타나 있다. 그 진솔한 이야기가 독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나 자신이 되기 위한 과정”

5장의 ‘묵언’은 기후 스님의 내면의 성숙과정과 비로소 자신 안의 돌을 꺼내게 되는 ‘묵언회향’ 과정이 담담하게 나타나있다. 스님은 오랜 선승시절을 마감하고 기림사 북암에서 주광스님, 도옹스님과 함께 6년 동안을 묵언수행을 하면서 자신이 그토록 꺼내고 싶었던 자기만의 돌을 꺼내 애끓는 시절인연을 마감하며, 자연을 벗 삼아 구마동 계곡 작은 토방에서 자유선인으로 사부대중들에게 ‘진실로 자신이 되기 위한’ 아름다운 말씀을 설하고 계신다.

 

“참 지혜는 언제나 촉촉한 것”

기후 스님은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길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길이 평탄하지도 않다고 말이다. 그래서 용기가 없고 지혜가 없으면 인생의 걸림돌을 피하지 못하고 넘어지고 만다. 그리고 그 넘어진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우리가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겁을 먹는 것은 인생에 대한 깊은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체 없는 걱정과 불안 대신 희망을 갖고 살면 참된 지혜를 갖게 된다. 스님이 말하는 참 지혜는 오직 깊은 명상과 지극한 사유에서만 찾을 수 있다. 스님의 귀한 말씀이 메말라있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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