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승려인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영배스님)가 사흘에 걸쳐 봉행된 보살계 수계산림을 회향했다. 이번 통도사 보살계 수계산림은 전계대화상에 영축총림 율주 혜남스님을 비롯해 갈마아사리 중선스님, 교수아사리 지안스님 등 3사 및 7증사 스님이 법상에 올랐으며, 불자들에게 범망경 보살계의 요지에 대해 설했다. 4월 1일 입재식에 이어 오늘(3일) 오전 경내 설법전에서 회향 법회를 봉행하고 자장율사가 세운 계율의 근본 정신이 깃든 금강계단 앞에서 4천여 불자들을 대상으로 계첩 수여 및 연비 의식, 탑돌이가 진행됐다.

 

  • "스님들의 출가 정신 본받아
  • 남을 보지 말고 나 자신을 바로 봐야
  • 계는 밝은 달과 같아
  • 보살계 수지는 해탈지견에 이르는 길"

 

영축총림 통도사 보살계 수계산림이 4월 1일 전계대화상 혜남스님의 법문을 시작으로 오늘(3일) 회향을 맞았다.

4월 1일 오전 통도사 설법전에서 열린 보살계 수계산림 입재식에는 보살계의 요지를 설할 전계대화상 혜남스님을 비롯해 3사 및 7증사 스님, 통도사 방장 직무대행 성파스님, 주지 영배스님 등 사중 스님들과 불자 3천여 명이 자리했다.

왼쪽부터 교수아사리 지안스님, 전계대화상 혜남스님, 갈마아사리 중선스님 .

이날 입재식에서 전계대화상 혜남스님은 범망경 보살계의 의의에 대해 설하면서 공부와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고 모든 중생의 내면에 불성이 존재함을 강조했다. 스님은 "내가 나를 똑바로 아는 것이 정진이다. 부처님은 왕자로 태어나셨지만 권력을 다 버리고 6년 간 고행하시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다. 이처럼 젊을 때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젊은 시절에 참선이든 기도든 염불이든 무엇이든 자신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택하여 부단히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10대, 20대의 1시간은 80대의 100시간보다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계를 수지하는 것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는 것과 같고 갇혀있던 이가 감옥을 벗어나는 것과 같으며 멀리 돌아간 이가 집에 돌아오는 것과 같다. 계를 잘 지키면 깊은 선정에 들 수 있고 그 속에서 참다운 지혜가 생긴다. 그 지혜가 일체 근심 걱정을 다 놓아버리고 일체 괴로움이 헛된 것임을 알게 한다. 모든 속박으로부터 해탈할 줄 알면 해탈자의 지견인 '해탈지견'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합장하고 경청하는 불자들.

혜남스님은 이와 같이 해탈지견에 이르게 되는 보살계 수지는 모든 중생의 내면에 불성이 존재함을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앉아 있는 우리들은 전부 미래에 부처가 될 사람들이다. 우리가 보는 자성이 바로 부처임을 믿어야 한다. 보살계를 받는 것은 우리가 보는 자성을 믿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체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는 것, 그것이 곧 본각(本覺)"이라고 일렀다.

오늘(3일) 오전 금강계단 앞에서 봉행된 보살계 회향 의식.

입재식에 이어 회향일인 오늘(3일) 오전 3시 30분 새벽예불을 시작으로 오전 7시부터 계첩 배부, 회향 법회와 연비 의식이 이어졌다. 통도사 보살계 수계산림의 전통에 따라 보살계 10회 수계자에게는 기념 메달, 15회와 20회 수계자에게는 금색가사와 메달, 25회 · 30회 · 40회 수계자에게는 성만패와 금색가사가 전달됐다. 또 회향을 맞아 영축총림 강원, 율원에서 수학하고 있는 52명의 학인스님들의 학업을 독려하기 위한 영축장학회 장학금 전달식도 마련됐다.

보살계 수계산림 동참 불자들이 연비를 받고 있는 모습.

4천여 명의 불자들이 금강계단 앞에서 스님들께 연비를 받고 사리탑을 참배하며 질서정연한 탑돌이를 이어갔다. 불자들은 보살계를 회향하며 출가수행과 다를 바 없는 수행생활을 통해 불성을 깨우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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