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이 풀어 쓴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 담앤북스>

60만 개의 글자로 이뤄진 방대한 화엄경을 신라 의상대사는 화엄경의 핵심을 간추려 210자로 요약했다. 그것이 바로 법성게이다. 법성게는 화엄경의 내용과 사상을 가장 잘 요약한 글로, 부처님 가르침인 중에서도 가장 방대하고 깊은 화엄경을 축약해 그 진수를 뽑은 글이다.

법성게에 대한 수많은 해설서가 나왔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써내려온 게 대다수였다. 그러던 중 매월당 김시습(설잠스님) 선생에 의해 몇 백 년 만에 제대로 된 해설서가 나오게 됐다. 그는 의상대사의 210자에 주해를 달고 서문으로 정리한 ‘법성게 선해’를 펼쳤다.

한문으로 정리된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를 이 시대 대강백 무비스님이 작업에 나섰고, 한글로 된 법성게 선해 해설서로 풀어내게 된 것이다.

법성게 게송 중, 흔히 알고 있던 능인해인삼매중(能仁海印三昧中)에 대한 바른 해설을 내놓았다. 본래라면 능입해인삼매중(能入海印三昧中) 번출여의부사의(繁出如意不思意)라, 입(入)과 출(出)이 대구가 되기 때문에 ‘능입해인삼매중’이 올바른 풀이가 된다. 이처럼 처음의 잘못 해석된 표기가 오랜 세월 오인된 정보가 고쳐지지 않은 채 퍼져 나간 것이다.

수많은 해설서 속에 귀중한 보물 같은 법성게의 진정한 의미를 습득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불사를 계획하게 됐다. 무비스님은 한국불교전서에 수록된 김시습 선생의 화엄일승법계도주로 번역하고 공부하며 강설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된 것이다.

무비스님은 이 책의 서문에서 “의상스님이 화엄경을 공부하고는 글이 너무 많아서 번거롭게 생각돼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뜻을 간추려 210글자로 표현했다. 그리고 약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210자를 사각인 속에 새겨 넣은 화엄일승법계도를 더했다.”며 “단순한 선을 그으면서 구불구불 여러 바퀴를 돌아가서 끝을 맺는 모양으로, 어찌 보면 어린아이들의 순박한 장난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우주의 어느 별에서 내려온 외계인의 그림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그림과 210자의 글자 속에는 깨달은 사람이 본 우주삼라만상의 바른 이치가 고스란히 표현돼 있다. 이 심오하고 불가사의한 부적을 세상에서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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