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스님)에서 53선지식 천일 화엄대법회가 열렸다.

이날 법석에 오른 동화사 율주 지운스님은 보리마을 자비선 명상원 선원장을 맡고 있다. 지운스님은 운성스님에게 강맥을, 성우스님에게 계맥을 이어받았으며, 송광사와 동화사 강주와 조계종 행자교육원 교수사, 기본선원 교선사를 역임했다.

스님께선 평소 차 명상과 걷기 명상, 명상 템플스테이, 명상 논서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익히 알려진 ‘명상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날 동화사 율주 지운스님께서 법문을 설했다.

이날 지운스님은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22권 ‘승도솔천궁품’에 대해 법문했다. 스님은 앞서 오늘 설할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 앉아 계시며 도솔천궁으로 떠나게 됩니다. 이는 대중들에게 법문을 전하고자 가신 길이지요. 그런데 그 내용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천상에서 일어나는 즉 천계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불가사의한 광경들이 많았지요. 부처님께선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으신 후,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도솔천궁으로 올라가십니다. 그곳의 대중들이 부처님이 오신걸 알고 사자좌를 만들고 장엄하고, 공양 올리는 이런 과정을 쭉 거쳐서 부처님께서 법상에 올라 법문하시는 내용입니다. 법문의 내용은 10회향품이고, 오늘 제가 할 이야기는 도솔천궁에 올라 법좌에 오르는 것까지입니다.”

“제가 한 달 전 티베트를 다녀왔습니다. 티베트에는 카일라스라는 산이 있는데, 그것을 보통 수미산이라고 부릅니다. 그곳엔 수많은 불보살과 신들이 머물고 계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곳은 기후변화가 심해 산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성지순례로 떠난 그곳에서 대중들과 상상 속에서 불보살께 공양을 올리는 ‘관상공양명상’을 했습니다. 산 밖에 석가모니부처님과 문수보살, 관음보살 등 수많은 보살과 청신들이 있다는 걸 상상하며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렇게 10분정도 대중이 모여 명상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산을 빠져나가는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지요.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산이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상상으로 공양을 올리는 것과 실제 공양을 올리는 것하고 어떤 차이가 있느냐 묻곤 합니다. 답하자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이 범어사에 오기 힘든 상황이라면 집에서 대웅전을 향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됩니다. 그러면 똑같이 실제 공양을 올리는 것과 같은 공덕이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관상공양명상을 하고 직접 효과를 본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은 마음이란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보이고 들리는 이 세계도 전부 다 마음이 투영돼 나타나는 세계란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다 마음의 표현입니다. 마음이 아름다울 때 이 세계가 아름답고, 마음이 법으로 가득차면 이 세계가 법으로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이 모든 생명을 자비심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한 부처님 깨달음의 내용이 ‘평등’이란 걸 이해하며 실천하고자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범어사는 이날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22권(담앤북스) 300권을 보시했다.

범어사는 음력 칠월 초하루 화엄대법회를 진행하며, 이날 참석한 불자들을 위해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22권(담앤북스) 300권을 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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