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박한 줄글에 담은

선수행자의 깨우침

 

출가해 지금까지

강산이 다섯 번 바뀐 동안

상좌들과 불자들께 보낸

편지와 엽서, 문자 등을 모아

엮어내다

“불조의 언설과 고덕의 행실이 그 속에 녹아 있다. 눈과 귀에 스치는 인연만으로도 불법의 종자가 심어지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스님은 이 책을 ‘망상집’이라 표현한다. 부제인 ‘금구망설’은 불조의 금구성언, 즉 부처님의 말씀을 빌린 망설(妄說)이라는 스님의 겸손한 표현이다.

엽서처럼 짤막한 글귀에는 무릎을 내리치게 하는 단박의 깨달음이 들어있다. 스님께서 직접 지은 한시와 우리말 시가 어우러져, 읽어 내려가는 동안 선수행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니 혼자 부처 되면 뭐하노』는 공문에 들어와 지금에 이르기까지 스님께서 많은 이들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 문자 등을 모아 엮은 것이다. 성현들의 말씀에 사족을 붙이거나 직접 쓴 글로, 말하자면 월암스님의 첫 에세이다.

“헛한 세월을 보내지 말고, 살아온 인생이 후회되지 않도록 올 곧게 수행하라. 아무리 긴 꿈을 꾸더라도 그건 꿈속의 일뿐이니, 꿈을 깨고 참선해 스스로를 다스려라.” 사실 이 책에 숨은 내용은 상좌들을 향해있다. 그들이 본인과 같은 길을 걷지 않길 원했다.

맏이였던 아들이 출가한 지도 50여 년이 흘렀다. 올해 여든넷에 접어드신 어머니는 가끔 전화를 걸어와 “한 중생도 제도 못 하면서 무슨 만중생을 제도할 끼고, 한 중생 다 죽고 난 뒤에 제도해라.”라고 말씀하신다. 그 속엔 출가한 자식을 향한 애틋하고도 묘한 심정이 담겨있다.

스님은 자신을 ‘산승’이라 표현한다. 사람관계와 자연 속에서 느끼는 깨달음을 때론 산문처럼, 시처럼 풀어낸다. 그 속에는 알쏭달쏭하지만 곱씹어보게 되는 문장들이 섞여 있다.

특히 좌절과 절망에도 담담히 일어나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개망초>를 비롯해, <천년을 하루같이>, <소림초당에서>, <산에 들어가>는 선수행자만의 시각과 깨달음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저자_월암晴空 月庵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 전국선원 수좌회 의장 소임을 맡고 있다. 불이선(不二禪) 운동을 통해 둘 아닌 세상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간화정로』, 『돈오선』, 『친절한 간화선』, 『선원청규』(주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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