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6일) 오전 11시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음력 초하루 53선지식 천일 화엄대법회의 네번째 법석이 열렸다.

이날 법석은 전 해인사 주지 보광스님이 법사로 나서 대방광불화엄경 세주묘엄품 강설을 풀어냈다. 완연한 봄 기운에 앞선 법회보다 많은 불자들이 보제루와 대웅전 앞마당을 채웠다.

전 해인사 주지 보광스님이 불자들에게 화엄의 이치를 설하고 있다.

해인사에서 오랫동안 강주를 역임하며 화엄사상에 밝은 보광스님은 "대방광불화엄경을 부채처럼 펼치면 팔만대장경이 되고, 팔만대장경을 함축하면 곧 화엄경이 된다."며 화엄경의 방대한 이치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선지식을 찾아 공부를 배우면 좋겠지만, 만일 선지식이 없다면 경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근기가 약한 중생은 비우라고 말하지만 화엄경에서는 어리석음을 지혜로 돌리는 구체적인 내용이 등장한다."고 화엄 공부의 중요성을 말했다.

특히 '복짓는 행위'에 대해 강조하며 "자기 업의 두터움을 계산하지도 않고 몇 안되는 복 지은 일만 계산하다보니 가피가 오지 않는다고 불평 불만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지은 죄를 모두 갚기 전에는 복을 쌓는 게 아니라 그저 빚을 갚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과정이 끝나면 비로소 "적자 인생에서 흑자 인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범어사는 매월 화엄대법회일에 화엄경 사경집을 제작, 법회에 참석하는 불자들에게 배포한다. 오늘 법석을 맞아 대방광불화엄경 사경 4권을 제작해 불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또 무비스님은 이날 법회를 위해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4권(담앤북스) 300권을 보시하며 매 법회마다 법공양의 원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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