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가 삼일절을 맞아 상마마을 3·1운동 유공비 앞에서 '3·1운동 105주년 기념식'을 봉행하고 독립운동으로 희생한 순국선열을 추모했다.

이날 법회는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과 이윤희 신도회장을 비롯한 신행단체장 및 신도들이 동참한가운데 순국선열을 위한 헌다, 삼귀의, 반야심경, 헌향, 추도 입정, 추도사, 기념사, 헌화,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105년 전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스님들과 독립 투사들, 그리고 그 들을 따르는 민중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스스로가 주인이 된 자주독립국가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으로 더 나은 범어사, 나아가 더 나은 대한민국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하며 그것이 바로 선열들의 독립정신과 3·1운동의 뜻을 받드는 길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윤희 신도회장은 “1919년 3·1운동 이후 범어사 스님들과 명정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펼쳐진 만세운동은 동래시장과 구포시장 등으로 번져나가 부산지역 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됐다”며 “범어사 3·1운동 105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나라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후손들에게 호국, 독립의 정신을 물려주겠다는 원력을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승‧재가내빈들은 3·1운동 유공비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3.1운동 당시의 간절함을 담아 만세삼창을 힘차게 외치며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또한 이날 기념식이 끝난 후에는 참석 대중이 다함께 범어사 성보박물관으로 이동해 일제강점기 당시 범어사의 모습을 기록한 옛 사진전과 2019년 3월 1일 개최한 부산시 공동기획특별전 '범어사 3·1운동과 명정학교’ 때 제작됐던 영상을 시청하며 3·1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1995년 3월 1일 건립된 범어사 상마마을 3·1운동 유공비는 1919년 범어사 지방학림 및 명정학교 재학생 41명의 주도로 전개된 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한 현충시설이다. 

1919년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당시 부산에서는 한용운 스님과 범어사 젊은 스님들이 뜻을 모아 범어사 지도부에서 건립한 명정학교와 지방학림 학생들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시작됐다. 이금의, 김해관, 김제호, 박제삼, 신종기, 윤상은 등 40여 명의 학생은 3월 19일 아침 독립사상을 고취하는 격문 수백 매를 동래시장에 미리 배포해 당일 저녁에 있을 만세운동을 예고했다. 그날 밤 학생들은 당시 동래읍 서문 근방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동래시장을 거녀 남문까지 행진했다. 이날 오후 5시 경 시작된 시위는 동래경찰서까지 이어졌으며, 오후 6시 경에도 학생들은 다시 동래시장에 집합해 독립만세운동을 진행했다. 당시 만세운동에 동참한 100여 명은 연행됐으며, 주동 인물로 34명이 재판에 넘겨져 대부분 고문과 옥고를 치렀다. 이 때의 거사로 범어사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은 강제 폐교 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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