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유일한 가야 무덤 연산동 고분군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옛 거칠산국 왕족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한 왕릉제가 거행됐다.

부산 혜원정사(주지 원허 스님)는 27일 연제구 연산동 고분군 역사문화공원에서 혜원정사 주지 원허 스님, 주석수 연제구청장, 서보석 혜원정사 신도회장을 비롯한 지역 내빈,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4회 거칠산국 고분군 왕릉제’를 봉행했다.

혜원정사 선다회의 육법공양으로 시작된 이날 왕릉제는 주석수 연제구청장을 제주로 거칠산국 왕족들의 넋을 기리는 유교식 전통제례의식이 진행됐으며, 이어 노전 스님의 집전으로 천도재가 봉행됐다. 

주지 원허 스님은 “처음에는 이곳도 이름만 고분군이고 야산과 같은 곳이었으나, 20년 넘게 뜻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노력하고 가꾸다보니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연제구의 유일한 문화재이자 연제구에 있는 유일한 산인 이 배산 고분군 주변을 연제구에서 잘 정비해 활성화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문화의 가치를 잘 알 때 이것이 살아날 수 있다”며 “고분군은 우리 연제구의 가장 소중한 문화재이고, 지켜나가야 할 문화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를 전승하고 보존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연제구에서 문화재를 바라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석수 연제구청장은 “오늘 이 자리는 거칠산국 왕족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더불어 우리 연제구의 안녕과 연제구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기 위한 자리”라며 “연제구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고분군 사적기를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분군과 도심 사찰 혜원정사,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서보석 신도회장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거칠산국 고분군 왕릉제를 거행해오고 있는데, 연제구의 문화재인 연산동 고분군을 발굴하기까지 그 과정에서 원허 스님께서 많은 노력을 해 오셨다”며 “역사를 돌아본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영원이 이 왕릉제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사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장덕자 교수는 “모두가 내년에는 각자의 맑고 깨끗한 마음 바탕을 일으켜 자기가 원하는 용의 여의주를 받으시길 바란다”며 “지역 발전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함께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전승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거칠산국은 신라 초기 복속된 가야의 소국이었다. 연제구 일대에 남아있는 거칠산국 왕릉은 혜원정사와 연제구의 노력으로 1972년 6월 부산시기념물 제2호로 지정됐다가 2017년 6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9호로 승격되며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혜원정사 주지 원허 스님은 지역민은 물론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던 고분군의 역사성을 알아보고 한 때 도로 건설로 사라질 뻔 했던 것을 지켜냈다. 2010년에는 정비되지 않은 고분군에서 제1회 거칠산국 고분군 왕릉제를 봉행한데 이어 올해로 14년째 매해 음력 10월 15일마다 행사를 거행하며 문화유산을 계승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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