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가 개산 1345주년을 맞아 6일 경내에서 개산대재 법요식을 봉행했다.
금정총림 범어사가 개산 1345주년을 맞아 6일 경내에서 개산대재 법요식을 봉행했다.

금정총림 범어사가 개산 1345주년을 맞아 개산조 의상 대사의 창건 정신을 되새기며 수행도량으로써의 가치를 실천하는 법석을 마련했다.

범어사(주지 보운 스님)는 6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금정총림 범어사 지유 대선사, 주지 보운 스님 등 여러 대덕 스님들과 박수관 신도회장, 송숙희 부산시여성특별보좌관,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오스카 츠요시 주부산일본국총영사 등 재가 내빈들과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산 1345주년 금정총림 범어사 개산대재 법요식’을 봉행했다. 

법회는 마하다도회의 육법공양을 시작으로 삼귀의, 반야심경, 헌향 및 헌다, 헌화 및 내빈소개, 범어사 연혁 및 의상 조사 행장 소개, 봉행사, 공로패 전달, 인사말, 축사, 법어, 축가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의상조사 전에 헌향을 올리는 지유 대선사
의상조사 전에 헌향을 올리는 지유 대선사

금정총림 범어사 지유 대선사는 법어에서 “사찰의 창건은 모든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인물을 양성하기 위함”이라며 “사찰에서는 오로지 깨달음으로 마음을 통해서 모든 욕심을 덜어버리고 부처님과 같은 마음을 깨닫고 그것을 자기 혼자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마음을 닦는 것”이라고 사찰 창건의 의미에 대해 설했다. 이어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든 생각들이 고통의 근본”이라며 “마음 속 망상분별을 버리고 어떤 망상도 일어나기 전 본래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면 모든 고통이 일체 없어진 그 자리가 불심이요, 그 속에서 우리는 화엄 장엄 세계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유 대선사는 “범천의 물고기, 범어는 금정산 꼭대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살아 숨 쉬고 있고, 금샘의 금빛은 우리 마음의 밝은 빛이 금과 같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표현된 것”이라며 “우리가 진짜 범어를 보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기 마음을 가리고 있는 모든 망상분별을 덜어 버리면 보지 못했던 밝은 마음이 드러나고, 그것이 부처님의 마음이다”고 당부했다. 

의상조사 전에 헌다를 올리는 주지 보운 스님
의상조사 전에 헌다를 올리는 주지 보운 스님

주지 보운 스님은 봉행사에서 “천년고찰 범어사는 세월을 품은 건축물을 비롯해 유구한 전통을 지닌 우리 모두의 보물이며 1345년은 한 세대에 이룰 수 없는 우리 선조들께서 일구어주신 가치 있는 시간”이라며 “또한 우리가 쌓아가는 현재의 시간은 미래 세대들에게 전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유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상조사께서는 불교의 정신이 끝없이 유전되기를 발원하며 범어사를 창건하셨다”며 “불교의 정신이 훼손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온전히 계승될 수 있도록 우리 스님들은 수행과 정진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

박수관 신도회장은 “의상대사께서는 우주 만물은 어느 하나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인연에 따라 존재하므로 하나가 없으면 일체도 있을 수 없고, 모든 개체는 평등과 조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큰 가르침을 주셨다”며 “부처님께서는 베풀어주는 마음이 보살의 마음이고, 부처가 되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하고 나누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도록 애쓰자”며 “오늘 개산대재가 의상대사의 창건정신과 가르침을 계승해 서로 화합하고 나아가 천년의 역사와 전통으로 이룩한 사찰의 법통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범어사 개산 1345주년을 맞아 성보박물관에서는 이날 2층 기획전시관에서 범어사 옛 사진전 ‘지금 이 순간 : This is the moment’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부산시립박물관의 게리 민티어 기증 사진전 ‘1970년 부산 평범한 일상, 특별한 시선’에서 공개된 범어사의 추억 속 모습을 계기로 기획됐다. 

전시는 범어사에 들어선 순간 조계문을 중심으로 시간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과 역사의 현장, 대웅전을 중심으로 장소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 아름다운 기억이 추억이 된 시간을 담은 사진들로 구성된다. 성보박물관은 “사진은 우리에게 역사적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자료이자, 기억을 더듬어 시간을 추억하는 방법”이라며 “천년고찰 범어사에서 나와 추억이 우리의 역사가 되는 순간을 즐겨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범어사 나한전
범어사 나한전
공로패 전달식
공로패 전달식

아울러 범어사는 이날 개산대재 법요식에 앞서 나한전에서 주지 보운 스님 증명으로 후불탱화 7점에 대한 점안식을 봉행했으며, 이 자리에서 나한전 탱화 조성을 위해 애쓴 이연수 불화장과 김윤주 해성문화재 대표에게 노고를 치하하는 공로패를 전달했다.

한편, 범어사는 경내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범어사 금정불교대학 민화반의 민화 작품 전시회도 마련했으며, 오는 8일에는 불교 체험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일주문 일원에 다양한 체험부스를 설치해 주말을 맞아 범어사를 찾는 시민 불자들과 개산의 기쁨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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