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홍법사에서 ‘대만 불광산사 성운 대사 추모 법회’가 엄수됐다.
8일 홍법사에서 ‘대만 불광산사 성운 대사 추모 법회’가 엄수됐다.

부산 홍법사가 대만을 대표하는 불교 스승 성운 대사의 원적을 기리는 추모의 법석을 마련했다.

홍법사(주지 심산 스님)는 8일 사시불공 후 오전 11시부터 경내 법당에서 ‘대만 불광산사 성운 대사 추모 법회’를 엄수했다. 이날 법석은 입정을 시작으로 추모 점등, 영상 시청, 추도사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과 성운 대사는 오래전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2003년에는 성운 대사가 홍법사를 방문해 주지 심산 스님에게 국제 불광회 부산협회 인증서를 전달했으며, 심산 스님은 매년 성운 대사가 건립한 가오슝 소재 불광대학교에 재학 중인 우수 학생 20명에게 한국전통불교문화체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성운 대사는 2022년 홍법사 창건주 하도명화 보살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개최된 부산서화108인초대전 증명으로 친필 휘호를 보내왔으며, 故하도명화 보살은 생전 1970년대 불광산사를 참배하고 한국불교의 미래를 엿보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

이날 추도사에서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은 “2002년 6월 6일 허공마지를 마치고 지금 통도사에 계신 종정 예하 성파 스님을 모시고 불광산사를 간적이 있는데 그때를 시작으로 성운 대사와 인연을 이어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님은 “출가하고 40년의 세월 중 20년까지는 나름의 정체성을 준비하는 시기였고 그 이후 20년은 그 준비를 현실에서 나타내는 시간이라 생각하는데, 그 시간 가운데 가장 소중하게 다가왔던 마음이 성운 대사와 인연 맺게 된 것”이라며 “성운 대사께서는 본인의 삶을 통해 출가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모델로 보여주신 선지식”이라고 전했다. 

‘대만의 스승’으로 불리는 성운 대사는 1927년 중국 장쑤성 장두에서 태어나 12세 난징 서하산 대각사에서 출가했다. 이후 선정율학총림에서 공부하고 임제종 48대 법맥을 이었다. 20대에는 백탑초등학교 교장, 월간 ‘노도’ 주간, 난징 화장사 주지 등을 역임했으며, 1949년 대만에서 ‘인생잡지’, ‘금일불교’, ‘각세’ 등을 편찬하고, 1953년 이란(宜蘭) 뇌음사에서 염불회, 청년회, 아동주말학교, 홍법단 등을 조직했다. 1967년에는 대만 가오슝에 불광산사를 건립하고 이후 세계 각지에 3000여 개의 도량을 건립, 미술관, 도서관, 서점, 병원 등을 설립했다. 1991년 국제불광회를 창립, 불교의 생활화와 현대화, 인간화, 세계화 등에 업적을 세웠으며, 성운 대사를 은사로 출가한 제자가 세계 각지에 1000여 명, 신도 수는 200만 명에 이른다. 달라이라마, 틱낫한, 숭산 스님과 함께 세계 4대 고승으로 추앙받던 성운 대사는 지난 5일 불광산사에서 세수 97세, 법랍 85세로 원적에 들었다.

성운 대사가 생전에 쓴 임종기원문에서는 “제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제가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더 이상 두렵지 않게 해 주십시오. 여행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기쁨을 주시고, 수감자가 석방되는 것과 같은 자유를 주시고, 낙엽이 뿌리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움을 주시고, 둥근 달과 같은 밝고 깨끗함을 주시옵소서”라고 발원했다. 

한편,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은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의 조사를 전달받아 오는 11일 대만으로 출국해 13일 엄수되는 성운 대사 영결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만 불광산사 성운 대사 추모 법회’가 8일 홍법사에서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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