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음 1월 15일) 전국 총림에서 일제히 동안거 해제 법요식을 거행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는 5일 통도사 설법전에서 봉행된 임인년 동안거 해제 법요식에서 “우리가 안거 결제와 해제를 이야기하지만, 결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해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발심하는 그날이 결제고 해탈하는 그날이 해제”라고 대중들에게 당부했다.

성파 대종사는 “이토위옥(以土爲玉)이라, 흙으로써 옥을 만드는 것 처럼 헤아릴 수없이 많은 번뇌망상을 하나로 모아 화두를 참구해 일념으로 정진하여 이루면 흙이 옥이 되는 것”이라며 “이 만고불변의 보배를 산중에 와서 얻어가면 어디를 가든 그것이 여의주가 된다”고 설했다.

금정총림 범어사는 5일 동안거 해제일을 맞아 경내 보제루에서 임인년 동안거 해제법회를 봉행했다.

금정총림 방장 지유 대종사는 범어사 동안거 해제 법어에서 “옛날 선사들도 열심히 수행을 하다가 더 이상 생각을 일으킬 기운도 없고,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고, 포기해서 도망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태에서 ‘이렇게 깨닫기 어려운가’ 하는 생각으로 우두커니 앉아있다 밖에서 난 종소리를 듣고 홀연히 깨달았다”며 “마음속에 항상 복잡한 생각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던 것이 이때까지 산란했던 생각이 사라진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의 바탕에서 종소리를 듣고 깨달은 것”이라고 설했다. 이어 “10년 20년 해서 공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한군데 집중해서 일념으로 염불을 하든, 화두를 들었든 일념으로 하게 되면 일주일 안으로 깨닫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진제 대종사는 동안거 해제 법어를 통해 “금일 해제일에 이른 지금, 대중 모두가 금빛사자의 포효를 하고 승천하는 용의 트림을 내보여야 할 것”이라며 “습관처럼 좌복에 앉아서 번뇌망상으로 시간을 보내거나, 혼침에 빠져 있거나, 게으른 마음으로 방일한다면 천불(千佛) 만조사(萬祖師)가 출현해서 깨달을 수 없다”고 당부했다.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원각 대종사는 “지금 해인사는 여러 가지로 복잡한 일이 많지만 이러한 때 일수록 우리는 더욱더 열심히 정진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제불조사(諸佛祖師)가 옛날에 우리와 같은 범부였으나, 그가 또한 장부요 나도 또한 장부거니 다만 하지 않을지언정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설했다. 이어 “하늘에 온갖 구름이 일어나지만 하늘 바탕은 조금도 달라지지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전국 선원의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임인년 동안거 선사 방함록’에 따르면 이번 동안거에는 전국 100개 선원(총림 7곳, 비구선원 60곳, 비구니선원 33곳)에서 총 1920명(총림 232명, 비구 1065명, 비구니 623명)의 대중이 정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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