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원로의원 불국당 정관 대종사의 영결식이 1월 30일 범어사에서 엄수됐다.
조계종 원로의원 불국당 정관 대종사의 영결식이 1월 30일 범어사에서 엄수됐다.

불교사회복지의 토대를 마련하고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매진한 조계종 원로의원 불국당 정관 대종사의 영결식이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됐다.

조계종은 지난 26일 영주암 본래지당에서 홀연히 원적에 든 조계종 원로의원 불국당 정관 대종사의 영결식을 1월 30일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봉행했다. 이날 법석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대종사를 비롯한 동산 스님 1대 상좌 스님들과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대원 대종사를 비롯한 원로의원,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교육원장 혜일 스님, 포교원장 범해 스님을 비롯한 종단 주요 소임자 스님,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 등 사중 스님, 신도 등 사부대중 2000여 명이 참석해 정관 스님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헌향하는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대종사
헌향하는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대종사

명종5타로 시작된 영결식은 선업 스님이 사회, 창선 스님, 법우 스님이 집전을 맡은 가운데 개식, 삼귀의례, 영결법요, 행장소개, 추도입정,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조가, 헌화, 문대대표 인사말, 사홍서원의 순서로 봉행됐다.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의 법어를 대독하는 원로회의 차석부의장 일면 대종사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의 법어를 대독하는 원로회의 차석부의장 일면 대종사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는 원로회의 차석부의장 일면 대종사가 대독한 법어를 통해 “대종사께서는 생사대사(生死大事)를 요달(了達)하기 위해 출가하시어 선·교·율을 두루 익히시고 수선안거와 대중소임으로 교단의 안정과 중생교화에 큰 자취를 남기신 대선지식이셨다”며 “대종사께서 보이신 수행이력과 원적의 모습은 후학을 경책한 장군죽비의 소리이며, 생사본무(生死本無)의 도리를 보이신 무진법문(無盡法門)이다”고 설했다.

원로의장 학산 대원 대종사
원로의장 학산 대원 대종사

원로의장 학산 대원 대종사는 영결사에서 “정관 대종사께서는 일찍이 산문에 귀의하여 불교 조계종단의 최고(最高) 스승이신 동산 대선사의 슬하에서 일념정진하셔서 불조의 공안(公案)을 투득(透得) 하셨다”며 “사행(事行)에 나오셔서는 종단의 중요 주지 등의 소임을 맡아 원만히 수행하여 범어사와 종단의 발전과 안정된 중흥의 기틀을 다졌고 불교 포교적인 면에서도 현대화와 대중화에 큰 업적을 남기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님께서는 무상의 천변만화(遷變萬化) 속에서 변즉불변(變卽不變)의 진상(眞常)을 오늘 대중에게 보여주셨다”며 “스님께서는 이제 적정무위락(寂靜無爲樂)을 수용(受用)하시다가 본래서원(本來誓願) 잊지 마시고 속히 사바에 돌아 오셔서 광도미륜(廣度迷倫) 보리군생(普利群生) 하소서”라고 발원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추도사를 대독하는 교육원장 혜일 스님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추도사를 대독하는 교육원장 혜일 스님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교육원장 혜일 스님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매서운 삼동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 안거 끝자락에 남쪽의 봄소식에 앞서 불국당 정관 대종사님의 열반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정관(正觀)한 수행자의 삶은 언제나 수처작주(隨處作主)이니 수행처에서는 머리카락에 붙은 불을 끄듯이 한 치도 정로(正路)에서 벗어남 없이 용맹정진하셨고, 소임처에서는 도량을 세우고 융성하게 하셨다”고 애도했다. 이어 “대종사님께서 삶으로 부촉하신 용맹정진의 가르침을 잘 받들어 자성불(自性佛) 본래지(本來知)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그 믿음에 기반한 용맹정진으로 자기 성찰과 자기 제도를 이루고, 인연에 맞게 언제나 주인공으로 세상에 널리 부처님의 법을 전하고, 세상이 보다 평온하고 안락해지도록 힘써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날 영결식에서는 종단과 정관계, 신도 등을 대표해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과 은하사 회주 대성 스님, 윤석열 대통령,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등이 조사로 정관 스님의 입적을 추모했다.

문도대표 범산 스님
문도대표 범산 스님

문도대표 인사말에서 영주암 주지 범산 스님은 “저희 스님 영결식을 위해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저희 문도는 스님의 뜻을 받들어 정진하고 열심히 포교하며 요익중생(饒益衆生)의 삶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다비장으로 이운을 준비하는 정관 대종사의 법구
다비장으로 이운을 준비하는 정관 대종사의 법구

 영결식이 끝난 후 정관 대종사의 법구는 인로왕번과 명정, 오방번, 만장을 선두로 대웅전 앞마당에서 출발해 일주문 앞에서 노재를 지낸 데 이어 범어사 경내 다비장으로 이운됐다. 연화대에 안치된 스님의 법구는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라는 대중의 외침과 함께 금정산으로 홀연히 흩어졌다.

1933년 1월 4일 경주에서 태어난 정관 대종사는 범어사 동산 스님을 계사로 1954년 사미계, 1957년 비구계와 보살계를 수지했다. 스님은 1961년 쌍계사 주지를 비롯해 부산 운수사, 영주암, 범어사 주지를 지냈으며, 제방선원에서 14안거를 성만했다. 1960년대부터 스님은 어린이·청소년 포교와 사회복지 실현의 원력을 세우고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협회를 창립, 사단법인 불국토,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재단법인 불국토청소년도량, 학교법인 금정학원, 대한불교신문, 불심홍법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6년에는 제18회 조계종 포교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 불자들에게 신행의 지남이 되어 주고, 큰 원력으로 포교와 수행의 시대를 열었던 스님은 1월 26일 오후 7시 2분 영주암 본래지당에서 “세속에 얽힌 살림살이는 때가 되면 방하착(放下著)을 해야 합니다. 때가 되어 방하착이 안 되면 안 되는 만큼 큰 화(禍)가 됩니다. 지극한 신심으로 열심히 본래의 마음을 챙기고 정진해야 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법랍 70년, 세수 91세로 원적에 들었다. 

한편, 스님의 49재는 2월 1일 영주암에서 초재를 봉행한다. 이어 2월 8일 2재(영주암), 15일 3재(영주암), 22일 4재(영주암), 3월 1일 5재(불국정사), 8일 6재(영주암)가 진행되며, 49재 막재는 3월 15일 범어사에서 봉행된다. 

일주문 앞에서 노재를 지내는 모습
일주문 앞에서 노재를 지내는 모습
연화대에 안치되는 스님의 법구
연화대에 안치되는 스님의 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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