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명상문화센터 쿠무다(이사장 주석 스님)가 오늘(16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1층 시실리룸에서 특별소장전을 개최했다.
복합명상문화센터 쿠무다(이사장 주석 스님)가 오늘(16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1층 시실리룸에서 특별소장전을 개최했다.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 불교를 사랑하는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전법’의 장이 열렸다. 쿠무다가 마음을 밝히는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해 세상과의 소통에 나선다.

복합명상문화센터 쿠무다(이사장 주석 스님)는 오늘(16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1층 시실리룸에서 특별소장전 ‘인(因)·연(緣)’을 개최했다. 지난 12월 신축 이전 개원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전시회다.

쿠무다 이사장 주석 스님이 직접 기획한 이번 전시는 쿠무다가 그동안 소장해 온 다채로운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어른 스님들의 선서화와 글씨부터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불교 관련 작품, 게다가 주석 스님이 직접 전시장을 찾아가 작가들과 소통하며 수집한 현대미술 작품들도 있다. 

전시를 기획한 쿠무다 이사장 주석 스님.
전시를 기획한 쿠무다 이사장 주석 스님.

“영원한 소장이란 없지 않은가요?”

오픈식에 앞서 주석 스님이 말문을 열었다. 전시회 준비로 분주하던 전시장 안, 은사 스님의 유품 앞에 선 주석 스님은 가장 각별한 그림 한 점을 바라보며 ‘이 좋은 작품들을 우리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쿠무다 개원에 맞춰 그간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좋은 작품들을 저희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많은 분들이 좋은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이번 특별전을 열게 됐습니다.” 

전통과 현대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진 전시장.
전통과 현대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진 전시장.

이번 특별소장전의 주제는 ‘인(因)·연(緣)’이다. 불교가 ‘문화’를 통해 현대인에게 먼저 다가가는 길을 추구한다는 주석 스님은 청법가의 한 구절, ‘옛 인연을 이어서 새 인연을 맺도록’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했다. 쿠무다와 인연을 맺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문화의 가치를 즐기고 마음을 쉬어가는 ‘문화전법’이 바로 이번 전시의 관전 포인트다. 

“‘옛 인연을 이어서 새 인연을 맺도록’, 이 구절을 부를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동시에 시대에 맞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수행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 역시 전통과 현대, 종교와 예술을 잇는 ‘수행자’의 맥을 이어간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 대종사의 글씨.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 대종사의 글씨.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노준 작가의 ‘명상하는 슬리부 (sleebu)’.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노준 작가의 ‘명상하는 슬리부 (sleebu)’.
K-아트 프라이즈 최고상, 제3회 앙데팡당KOREA 최우수상에 빛나는 김윤희 작가의 작품들.
K-아트 프라이즈 최고상, 제3회 앙데팡당KOREA 최우수상에 빛나는 김윤희 작가의 작품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 대종사의 글씨와 전통 불화기법을 차용해 이 시대의 불화를 조성하는 박경귀 작가의 ‘자비’,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노준 작가의 ‘명상하는 슬리부 (sleebu)’, 그리고 지난해 K-아트 프라이즈 최고상, 제3회 앙데팡당KOREA 최우수상에 빛나는 김윤희 작가의 추상화도 함께 전시됐다.

이 작품들을 포함해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은 총 80여 점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쿠무다는 불교 작품 50여 점, 일반 회화 20여 점, 도자기 3점과 공예 3점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가 20여 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석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석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오픈식은 코로나19의 상황을 고려해 약식으로 진행됐다. 주석 스님은 전시회를 함께 준비한 작가들과 불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라 “지난 2013년 쿠무다를 개원하고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도 ‘문화전법’이라는 타이틀을 항상 지니며 부처님과 사부대중 앞에서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며 “문화전법이 부처님 말씀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선화, 글씨, 선시의 한 부분을 떼어 써주신 내용들을 살펴보게 되어 또다시 수행에 대한 옷깃을 여미게 된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부처님의 전법과 진리를 문화라는 등에 태워 열심히 정진할 수 있도록 신발을 고쳐신겠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 합장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전시를 함께 준비한 이도규 홍익대 교수.
전시를 함께 준비한 이도규 홍익대 교수.

이번 전시를 함께 준비한 이도규 홍익대 교수는 “불교문화에서 현대미술까지 전통과 현대를 망라한 전시로 꾸몄다”며 “주석 스님이 큰스님들께 하사받은 것들을 포함해 높은 안목으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구매하신 것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작가들을 격려하는 차원으로 전시한 작품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작품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기면서 부처님의 불법이 널리 알려지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희 작가.
김윤희 작가.

이번 전시에서 추상화를 포함해 다수의 작품을 소개한 김윤희 작가도 “새로운 시도로 문화 발전에 힘쓰시는 주석 스님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세상, 전시회에 오셔서 힘든 마음 푸시고 힐링하는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에는 작품 한 점 한 점을 음미하는 불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진명화 보살은 “근처에서 운동을 하고 흥분된 상태에서 왔는데 마음이 편안해진다. 보기가 좋으면 마음도 그냥 좋아지지 않나”며 “작품들과 잘 어우러지는 음악도 참 좋고 여기 오니까 행복한 생각을 하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불자는 아니지만 친구를 따라 전시회에 오게 된 시민도 있었다. 진명화 보살의 친구 김 씨는 “다른 전시회는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전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 이 전시는 소장품이다 보니 여러 가지 그림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불교 전시회는 처음인데 이질감이 안 든다. 종교를 떠나서 작품들이 너무 예쁘다”고 감상을 전했다.

작품「티벳 만다라 2000」(작가 미상) 앞에 한참을 서있었던 대원하 보살.
작품「티벳 만다라 2000」(작가 미상) 앞에 한참을 서있었던 대원하 보살.

한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서있던 관람객도 있었다. 불교를 만난 사람은 최고의 행운아라고 생각한다는 대원하 보살은 “우리가 착하게 살면 착한 공기가 온 주위에 퍼지지 않나”라며 “사람을 선하게 만들어 좋은 세상을 만드는 걸 가르치는 게 불교인데, 이 그림을 보니까 울림이 쫙 퍼진다”고 말했다. 이어 대원하 보살은 “이제 70살이 넘어 기운이 없었는데, 이 그림을 보니까 유독 가슴이 떨린다”며 “오늘 전시를 보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간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시장에는 작품 한 점 한 점을 음미하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전시장에는 작품 한 점 한 점을 음미하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아름다운 문화를 통해 불교와 세상을 잇겠다는 꿈을 가지고 새롭게 개원한 쿠무다. 쿠무다의 첫 번째 전시회 ‘인(因)·연(緣)’은 오는 18일까지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1층 시실리룸에서, 서울 전시는 2월 23일부터 3월 8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장에서 이어간다.

쿠무다는 이번 전시회의 수익금을 문화예술 인재양성과 불교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며 ‘문화전법’의 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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