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사진=문화재청)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사진=문화재청)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사진=문화재청)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8월 31일 조선 17세기 조각승으로 이름을 떨친 색난(色難)이 만든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은 1687년(숙종 18년) 제작돼 김해 신어산(神魚山) ‘서림사(西林寺) 시왕전(十王殿)’에 봉안된 불상이다. 서림사 시왕전은 현재의 은하사 명부전을 가리킨다. 은하사 명부전 존상은 모두 21구로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귀왕, 판관, 사자, 금강역사 등 거의 완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 불상은 경상도 최동부 지역인 김해 지역에 조성된 색난의 작품으로, 주로 호남지역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활동 영역을 파악하는데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색난이 수조각승으로 조성한 명부전 불상 일괄은 대략 4건 정도가 알려져 있는데, 이 작품은 광주 덕림사 불상과 더불어 색난의 명부전 불상 중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시왕상의 다양한 관 장식, 송제대왕의 용 장식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시왕상의 다양한 관 장식, 송제대왕의 용 장식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시왕상의 다양한 관 장식, 오관대왕의 호랑이 장식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시왕상의 다양한 관 장식, 오관대왕의 호랑이 장식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시왕상의 다양한 관 장식, 변성대왕의 봉황 장식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시왕상의 다양한 관 장식, 변성대왕의 봉황 장식

목조지장보살삼존상은 색난의 전성기 조각 양식이 잘 드러나 있으며, 형태의 비례나 양식에 있어 아담한 체형을 추구한 17세기 후반의 조각양식과도 상통한다. 특히, 시왕상의 관모(冠帽)와 발거치대에는 용, 봉황, 코끼리, 사자 등 다양한 동물들을 수용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도상을 창출했고, 조각기법 역시 정교하고 섬세해 조각사적으로 높게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김해 은하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1687년 조각승 색난을 중심으로 제작한 상으로 존상의 완전성과 창의적인 도상,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학술‧예술적 중요성이 크다”며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의 한 획을 그은 색난의 전성기 때 작품이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색난은 17세기 전반에 활약한 여러 선배 조각승들을 이어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이다. 그는 동시기 조각승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보통 유명 조각승이 평생 10건 내외로 작품을 남긴 것에 비해 색난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여건에 이른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색난이 만든 불상을 선호했고 그의 조각 기술을 높이 평가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그는 솜씨가 뛰어난 장인이라는 뜻의 ‘교장(巧匠)’ 또는 ‘조묘공(彫妙工)’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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