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1호 극락전과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제28호 삼층석탑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1호 극락전과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제28호 삼층석탑

비슬산 용연사로 향하는 길 오른편에 넓게 펼쳐진 용연지에는 용연사의 전설이 서려있다. 

용연지는 과거 주변 마을의 식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못으로 마을 사람들은 매월 정초 연못에 제사를 올리며 그 해의 풍년을 기원했다. 그러나 외적의 침입으로 일곱 명의 마을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고 몇 년 후 못의 물이 이유 없이 계속 마르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여겨 일곱 명의 청년들을 기리는 제사를 매년 크게 치러주자 마침내 못에는 다시 물이 다시 차올랐다.

이후 언제부터인가 못에는 일곱 마리의 어린용이 살며 이 마을에 재앙이 생길 때마다 해결해 주었다. 세월이 흘러 용이 승천할 때에 이르자 일곱 마리의 용들은 먼저 올라가기 위해 다투었고 싸움에서 이긴 네 마리의 용은 무사히 승천했지만, 세 마리는 끝내 올라가지 못하고 용왕의 아들 이무기에게 죽음을 당하게 됐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용을 위한 제를 지냈으며, 용들을 위한 절을 지었는데 이 절을 ‘용의 못’이라는 의미에서 용 용龍 자에 못 연淵 자를 써서 용연사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천년 역사와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천년고찰 용연사는 912년(신라 신덕왕 1) 보양국사가 창건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03년(선조 36)에 휴정 사명대사의 명령으로 인잠, 탄옥, 경천 등이 재건했다.

현존 당우로는 극락전과 영산전, 명부전, 삼성각, 안양루, 사명당, 선열당, 심검당, 유정당 등이 있으며, 특히 용연사의 적멸보궁은 영남지방의 영험 기도처로 부처님의 훈향을 느낄 수 있는 성스러운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슬산 용연사 자운문
비슬산 용연사 자운문
비슬산 용연사 적멸보궁 일각문
비슬산 용연사 적멸보궁 일각문
극락교와 천왕문
극락교와 천왕문

용연사로 통하는 세 개의 문
자운문(紫雲門) ‧ 일각문(一脚門) ‧ 천왕문(天王門)

용연지를 지나 울창한 숲과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비슬산용연사자운문(琵瑟山龍淵寺紫雲門)’이라는 기다란 현판이 걸린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은 아름드리 기둥에 화려한 공포를 쌓아 올린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용연사를 찾는 신도들을 반기고 있다.

화려한 일주문을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편으로 ‘적멸보궁일각문(寂滅寶宮一脚門)’을 만나볼 수 있다. 일각문은 기둥을 2개만 두어 간단한 출입문으로 사용하건, 궁전 또는 양반집에서 협문(夾門)으로 사용하는 작은 문을 이르는데, 용연사의 일각문을 지나면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으로 갈 수 있다. 

적멸보궁일각문 맞은편 극락교를 건너면 천왕문(天王門)이 보인다.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시는 곳으로 용연사는 이 문 안에 그림을 봉안하고 있다. 사천왕은 천상계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는 사천왕천(四天王天)의 동서남북 네 지역을 관장하는 신화적인 존자들로서 수미산의 중턱 사방을 지키며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불도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피고 중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있다.

보물 제539호 용연사 적멸보궁
보물 제539호 용연사 적멸보궁
용연사 금강계단
용연사 금강계단

청진 스님이 봉안한 부처님의 진신사리
보물 제539호 용연사 금강계단

용연사의 부처님 사리탑은 임진왜란(1592년) 때 난을 피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통도사에서 금강산으로 모시고 가던 중 승군들의 주둔지로 비슬산 용연사가 안전하다 판단하여 이곳에 봉안하였다. 전란이 위급할 경우 금강산으로 옮길 예정이었으나 전란이 평정되어 사명대사의 제자 청진 스님이 부처님 사리 2과 중 1과는 본래 봉안처인 통도사로 돌려보내고 1과를 용연사에 봉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돌난간이 둘러진 구역 안에 마련된 금강계단은 널찍한 2단의 기단 위로 종모양의 탑신을 올린 모습이다. 탑신의 꼭대기에는 큼직한 보주를 조각해 두었다. 금강계단 앞에는 적멸보궁 편액을 건 전각을 건립했는데, 금강계단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이곳에는 불상을 따로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설치해 두고 있다.

천년 역사와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용연사에는 대구 시민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불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용연사의 적멸보궁은 영남지방의 영험한 기도도량으로 부처님의 향훈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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