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대산사 전경
청도 대산사 전경
대산사 삼층석탑
대산사 삼층석탑
삼층석탑에 새겨진 멧돼지 모습
삼층석탑에 새겨진 멧돼지 모습

월은산 숲을 따라 굽이진 길을 오르다 보면 작지만 아늑한 대산사를 만날 수 있다. 대산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경내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삼층 석탑인데, 바로 이 석탑의 지대석 모서리에 뚜렷하게 새겨진 멧돼지 형상 때문이다. 

대산사를 품고 있는 월은산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제비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인데 대산사로 올라오는 길이 뱀의 모양과 닮아 있어 이 뱀이 제비알을 훔쳐가지 않도록 석탑에 멧돼지를 새겨 놓았다고 한다. 

삼층 석탑 오른쪽 하단에 있는 멧돼지는 모서리를 기준으로 양면에 눈을, 모서리 중앙에 코를 툭 튀어나오게 조각했다. 언뜻 보면 이 조각을 찾기 힘들지만 주지 지행 스님은 대산사를 찾은 불자들이 멧돼지를 쉽게 찾아 복을 얻어갈 수 있도록 조각 주변으로 금을 칠했다.

42수 관세음보살상의 일부로 추정되는 수인
42수 관세음보살상의 일부로 추정되는 수인

대산사기에 따르면 대산사는 원효대사가 신라 830년(흥덕왕 5) 당시 용봉사龍鳳寺로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1592년(조선 선조 25)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후에 중건하였고 조선 후기 도둑이 약탈하고 불에 태운 것을 1876년(고종 13)에 의문이 중건한 후 지금의 대산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신라 당시 월지국에서 3구의 관세음보살상이 표류해 왔는데 이 중 한 구 42수 관세음보살상을 대산사에 봉안하였으나 1930년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현재 대산사에는 당시 42수 관세음보살상의 일부로 추정되는 수인이 봉안되어 있다. 

대산사의 원통전과 삼층석탑
원통전과 삼층석탑

현재 대산사에 현존하는 당우로는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원통전과 선실, 산령각, 칠성각, 용왕단, 요사채 등이 있다.

청도 각남면 대산사는 마을 주민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정신적인 귀의처로 자리한다. 대산사에 9년간 주석한 주지 지행 스님은 마을 주민들에게 어렵거나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면 언제나 나서서 도움을 주며 스승으로, 때로는 친근한 이웃으로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울창한 산 속에 자리잡은 대산사는 아담하지만 멧돼지의 기세가 살아있는 도량이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일상 속에서 만난 대산 저수지와 월은산의 풍경이 더욱 시원스럽다.

대산사에서 내려다본 풍경
대산사에서 내려다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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