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는 18일 개산 1342주년을 맞아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산대재를 봉행했다.
금정총림 범어사는 18일 개산 1342주년을 맞아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산대재를 봉행했다.
범어사 마하다회의 육법공양
범어사 마하다회의 육법공양

금정총림 범어사가 개산 1342주년을 맞아 개산조 의상 대사의 뜻을 새기고 범어사 천년 역사를 통해 불자로서의 역할을 되새기는 법석을 마련했다.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18일 개산 1342주년을 맞아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산대재를 봉행했다. 특히 올해는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4~5권이 국보 306-4호로 승격된 해로 범어사 개산대재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개산대재는 범어사 마하다회의 육법공양을 시작으로 삼귀의, 반야심경, 헌향 및 헌다, 헌화 및 내빈소개, 범어사 연혁 및 조사스님 행장소개, 인사말, 봉행사, 사홍서원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주지 경선 스님은 봉행사에서 “금번 국보로 지정된 범어사본 삼국유사에는 의상 대사가 금정산에 범어사를 창건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며 “삼국유사가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것은 1342년 전의 시절인연이 도래한 경사스러운 일이며 이번 국보지정과 더불어 범어사의 여러 보물에 대한 연구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정산은 의상 대사뿐만 아니라 원효대사 등 역대 선사들께서 머무르시며 천년의 세월동안 끊이지 않는 법등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라며 “오늘 개산일을 맞아 개산의 참뜻을 새기고 범어사의 역사를 통해 오늘 불자들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은 “범어사는 불교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험난한 시대를 개도했던 위대한 실천가 의상 대사에 의해 창건된 우리나라 명찰이자 국난시절 나라를 지킨 한국도량으로 한국불교의 여명을 밝히고 우리 민족의 자존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사찰”이라며 “우주 만물은 어느 하나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없고 인연에 따라 존재하므로 하나가 없으면 일체도 없고 일체가 없으면 나도 있을 수 없으며 모든 계층은 조화를 지향해야한다는 의상 대사의 가르침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범어사 연혁 및 조사스님 행장을 소개하는 범어사 총무국장 보운 스님
범어사 연혁 및 조사스님 행장을 소개하는 범어사 총무국장 보운 스님

644년 20세에 황복사에서 출가한 범어사 개산조 의상 대사는 662년 종남산 지상사에서 중국 화엄종의 2대 조사인 지엄 스님 문하에서 화엄학을 8년 동안 수학했으며, 668년 7언 30구 210자로 화엄사상의 핵심을 도인으로 나타낸 화엄일승법계도를 제작했다. 이후 678년 금정산 범어사를 창건한 후 화엄대교를 전하기 위해 팔공산 미리사, 지리산 화엄사, 가야산 해인사, 계룡산 갑사 등 화엄십찰을 창건했다.

의상 대사 창건 이후 범어사는 임진왜란 때 서산 대사가 범어사를 사령부로 삼아 승병활동을 펼쳤으며, 일제강점기 3‧1운동에는 이곳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범어사 학림의거’라는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고, 전국에서 사용할 태극기를 산내 암자에서 만드는 등 국가비보사찰로서의 역할을 했다. 범어사는 원효, 표훈, 낙안, 영원, 매학, 묘전 스님 등 수많은 고승들을 배출했으며, 명실상부한 선찰대본산으로의 위상을 세워 호국 사찰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수행도량으로서 수많은 도인들을 배출했다.

전계대화상 경선 스님, 갈마아사리 정여 스님, 교수아사리 정한 스님, 존증아사리 대오 스님, 석경 스님, 원타 스님, 의정 스님, 공마 스님
전계대화상 경선 스님, 갈마아사리 정여 스님, 교수아사리 정한 스님, 존증아사리 대오 스님, 석경 스님, 원타 스님, 의정 스님, 공마 스님
제120회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
제120회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

아울러 이날 범어사는 개산대재에 이어 오후 12시 30분부터 ‘제120회 보살계 수계산림’을 봉행했다. 범어사 보살계는 매년 3월에 봉행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10월로 연기해 개산대재와 함께 거행됐다.

보살계 수계산림법회는 전계대화상 경선 스님, 갈마아사리 정여 스님, 교수아사리 정한 스님이 삼화상을, 대오 스님, 석경 스님, 원타 스님, 의정 스님, 공마 스님이 존증아사리를 맡아 계단을 증명했다.

전계대화상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전계대화상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전계대화상 경선 스님은 법문을 통해 “우리의 육신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지만 우리들에게는 다이아몬드보다 수만배 가치 있는 보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며 “사람마다 다 같은 보배를 가지고 있는데 이 보배를 보살심으로 바르게 썼을 때 한 생을 부처님의 삶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설했다. 이어 “한 마음, 일심에서 행복과 불행이 나눠지니 불자가 불심으로 살아갈 때에 행복이 보장된다”고 말하며 보물은 각자 자신에게 있음을 당부했다.

연비를 받고 있는 불자들
연비를 받고 있는 불자들

보살계에 동참한 2000여 명의 수계제자들은 10중대계와 48경계를 오롯이 새기고 연비 의식을 통해 진정한 불자로 거듭날 것을 서원했다.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은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전통있는 전계불사로 1901년 성월 스님이 금강계단을 개설해 제1회 범어사금강계단 수계산림을 일으킨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제120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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