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등회 행사 모습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지난 연등회 행사 모습 (사진=대한불교조계종)

불교계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봉행 예정이었던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사숙고 끝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자발적인 연등회 취소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최근 발생한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내린 결정이다. 이로 인해 연등법회,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 등 연등회 관련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앞서 불교계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대중 법회와 각종 행사를 중단하고,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도 윤4월 8일로 연기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을 펼쳐왔다. 또 성금 전달과 생수 지원, 사찰음식 도시락 지원 등 종단 차원에서는 물론 전국 각 사찰에서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 스님은 집행위원장 금곡 스님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더믹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은 지난 3월 불교계가 코로나19 상황에 직면해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 달 연기한 것과 같이 오늘의 위기가 하루 속히 종식돼 모든 국민들이 평안해지기를 발원하고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결정이 더욱 의미 있게 우리 사회에 회향될 수 있도록 뭇 생명의 평화를 위한 정진의 길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청계천 전통등 전시회는 예정대로 18일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각 단체가 제작한 장엄물로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23일부터 조계사와 봉은사 일대에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5월 30일 봉행 예정인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과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회향법회는 그대로 진행될 계획이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코로나19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5월 23일(토) 연등법회 및 연등행렬과 5월 24일(일)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취소합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더믹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수 개월 여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여전히 우리사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일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우리 모두는 방역당국의 지침을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여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불교계는 <코로나19>의 감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각종 법회와 행사를 전격적으로 중단하였으며, 일부 주요 사찰에서는 산문폐쇄 조치를 단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성금 전달과 생수(감로수) 지원, 그리고 사찰음식 도시락 지원 등을 비롯한 종단차원의 각종 지원활동과 함께 각 지역의 불교계에서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더욱이 불교계는 올해 <코로나19>의 위기상황 속에서 맞이한 불교계 최대명절인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윤사월로 변경하였고, 4월 30일에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전국사찰에서 정성을 다해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윤사월 초파일인 5월 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과 함께 기도정진을 회향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인 행사로 천년을 넘게 이어 온,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전통문화입니다. 특히, 올해 12월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고, 비록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이 방역대책본부의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맞아 불교계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오는 23일(토) 예정했던 ‘연등법회’와 ‘연등행렬’을, 그리고 24일(일) 예정했던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적으로 취소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지난 3월 우리 불교계가 <코로나19>의 상황에 직면하여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 달 뒤로 변경한 것과 같이, 오늘의 위기가 하루속히 종식되어 모든 국민들이 평안해지기를 발원하고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동안 불교계와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이행해 주신 전국사찰의 주지스님들과 불자님들께 감사드리며, 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결정이 더욱 더 의미 있게 우리 사회에 회향될 수 있도록 뭇 생명의 평화를 위한 정진의 길에 함께 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4(2020)년 5월 19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원종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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