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의 확산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찰에서는 2월 초하루법회를 시작으로 모든 대중법회를 중단하고 불자들에게 가정법회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포와 불안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국민들에게 스님의 따뜻한 위로 법문을 전하고자 합니다.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

안녕하세요. 대광명사 주지 목종입니다.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고통의 연속이며,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매 순간순간이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평소 예상하지 않았던 고통이 오니까 더 힘들고 어려운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삶 속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얻으려고 애쓰던 것들은 사실 없어도 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건강, 내 일상에서 가장 소소한 부분, 이런 것들을 하지 못했을 때 우리는 불편함과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내 삶 속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서로 나누고 함께하는 것, 우리 모두가 함께 할 때 쉽고 빠르게 극복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가족, 이웃, 지인, 우리 국민 등 이러한 것들이 훨씬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홀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이 고통에서 더 빨리 벗어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스스로 일깨우고 실천해서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극복되기를 우리 스님들도 불자님들도 다 같이 발원하고 기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Q. 대광명사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A. 종단의 지침과 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대광명사에서도 기본적인 기도나 재의식 외의 행사는 다 취소하거나 연기했습니다. 법회, 신행활동, 교육, 성지순례 등 야외활동 모두 취소하고 연기했습니다. 불자님들도 절에 오시기 어려워 기본적인 봉사인원들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사찰이 많이 어렵습니다. 더구나 초파일이 가까이 있는데 봉축준비도 많이 못하고 있는 편입니다.

불자님들께서도 절에 오시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부처님께 기도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은 꼭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시간동안 별도로 새로운 것을 배우기보다는 이제껏 법당에서 배우고 경전에서 배웠던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이 고통의 생사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태어나고 죽는 것에 비하면 코로나19는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두려워하고 어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막상 죽음이 와서 이 육신을 버려야 한다면 지금의 고통보다 수 천 배, 수 만 배 더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 고통에서 내가 흔들리지 않고 정신을 바르게, 마음으로 평온하게 잡아 이 생사윤회를 해탈하고자 한다면 이것은 작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이 작은 것에서 내가 얼마큼 마음이 흔들리는지, 얼마큼 고통을 두려워하는지 혹은 그 두려움이 어디서 생기는지, 나는 왜 두려워하고 그 두려워하는 대상은 어떤 것인지를 삶 속에서 스스로 성찰해보셨으면 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그동안 법당에서 배우고 경전에서 배웠던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냥 머리나 마음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적용해보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틈틈이 자신들이 했던 기도들, 대광명사에서는 주로 지장보살님의 기도를 하고 있으니 츰부다라니를 하루에 108독씩 다 같이 암송해 나와 우리 모두가 함께 이 고통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발원하고 기도하도록 그렇게 불자님들께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Q. 가정법회 시 지켜야할 지침이 있다면?

A. 우리가 가정에서 법회를 하더라도 이왕이면 절에서 하는 것처럼 기본적인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하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절에서 기도하기 전에 하는 그런 과정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천수경을 먼저 한다던지, 천수경을 다 하기 어려우면 부처님께 봉청하고 그 다음 부처님께 발원하고 시작하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진행하면 되지만 우리가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 때는 가서 앉아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런 차례들이 주어지죠? 집에서 내가 식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차례대로 내가 실천을 해야 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기도나 수행을 할 때는 기본적인 과정들을 실천하고 정하고 나서 거기에 맞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불자님들께 한 말씀

A. 우리의 삶은 유한합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죽음의 공포를 가져다줄 수 있는 원인은 수 천, 수 만 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약 700명 정도가 매일 사망한다고 합니다. 교통사고 사망자만 해도 하루에 10여 명에 달합니다. 자살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37명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환산해보면 얼마나 될까요? 하루 약 10만 명이 매일 죽습니다. 그러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망한 인원 또는 사망할 확률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에 2명이 채 안됩니다. 그러면 700명 중 689명은 다른 원인으로 죽는다는 것입니다.

죽음으로 갈 수 있는 원인들은 항상 도처에 존재합니다. 교통사고 날 확률은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다거나 두려움에 떨지는 않습니다. 하루에 암으로 215여 명이 죽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암이 발병할까봐 두려워서 음식을 못 먹거나 야외에 안 나가지 않습니다. 단지 조심할 뿐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다른 조건들에 비하면 코로나19 사태의 두려움은 작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내 주위 지인, 가족, 국민들을 위해 개인 위생에 철저해져야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규칙을 지켜줘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필요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일상생활에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고통 받는 이웃이 있다면 내가 더 적극적으로 가서 자비행을 실천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또 지금 시기를 우리 삶의 유한함, 고통의 근원들을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두려워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원인들 이 모든 것들의 근원은 어디인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를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랬을 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더 가치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러면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고 난 다음에 내 삶을 더 알차게 살 수 있습니다. 

기존에 내가 바라고 얻으려고 애를 썼던 것 보다는 내 건강, 가족의 건강, 이웃과 함께하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부담스러웠던 친구나 친지들도 지금 만나지 못하고 대화하지 못하니까 힘들고 걱정이 되기도 하지 않나요? 이러한 문제들을 우리가 느끼고 거기에서 지혜를 얻는다면 코로나19 사태는 또 다른 가치 있는 삶이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불자님들 모두가 그러한 마음으로 이 사태를 올바르게 극복하길 바랍니다. 여러분 건강조심하시고 항상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셔서 우리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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