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佛의 예술 ‘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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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佛의 예술 ‘칠보’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07.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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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여 년간 칠보공예의 맥을 이어온 ‘클로이수’

화엄경에는 화장세계를 “어떤 세계는 칠보로 만들어져 있어 여러 가지 궁전들이 있고, 그곳에는 청정한 업을 말미암아 얻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든 경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엄은 ‘칠보’를 최고로 치고 있다. 본래 칠보는 금, 은, 마노, 유리, 산호, 진주, 호박 등을 의미하지만, 그만큼 화려하고 찬란한 색을 뜻한다. 우리나라 전통공예인 칠보공예가 그렇다. 오직 유약과 불이 만난 조화가 이루어낸 최상의 예술이 칠보공예다.

김홍범 클로이수 대표(좌) / 이수경 대한민국 칠보명인(우)
김홍범 클로이수 대표(좌) / 이수경 대한민국 칠보명인(우)

김홍범 클로이수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 칠보공예를 현대적 가치로 재창출하고 있는 불자 사업가이자 이수경 대한민국 칠보 명인의 아들이다. 김 대표는 부부 칠보공예가인 부모님 슬하에서 어릴 적부터 접해 온 칠보의 세계에 빠져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가업을 잇기 시작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만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앞길 창창한 청년이 뛰어들기엔 사라져가는 전통인 칠보공예는 비전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그는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을 잘 계승·발전시켜 ‘세계 속에 꽃피는 한국의 문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일념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처음 칠보공예를 시작할 때 저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그분들이 왜 만류를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 순수공예를 하시는 분들 중에 그것을 브랜드화 시킨 예가 거의 없어 선례를 찾기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직접 부딪쳐 하나하나 만들고 얻어가는 수밖에 없었다.”고 사업 초기의 고충을 털어놨다.

클로이수 갤러리의 칠보 작품
클로이수 갤러리의 칠보 작품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나아가다 보니 꿈꾸는 것들이 하나씩 이뤄지기 시작했다. 먼저, 큰 목표 중 하나가 한 공간에서 디자인부터 생산, 고객과의 접촉,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것이었는데, 작년 9월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그 꿈이 현실화됐다. 현재 건물의 1층과 2층은 갤러리로 고객들을 만나고 3층 작업장에서는 칠보공예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치를 선보이는 김 대표의 안목이 사업 확장에 주효했다면, 명품 예술품을 빚어낸 모친 이수경 명인의 작품세계를 엿보지 않을 수 없다. 김 대표는 모친의 불심을 그대로 이어받아 울산 백양사에서 청년회 활동을 한 데 이어 현재는 신도회 회원으로 신행활동에도 열중하고 있다.

칠보명인 이수경, 희망의 108색상, 117.5cm x 150cm, 2019.04
칠보명인 이수경, 희망의 108색상, 117.5cm x 150cm, 2019.04

이수경 명인은 올해 4월 108번뇌를 모티브로 ‘희망의 108색상’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은 총 108개의 칸으로 구성되며 하나의 칸은 하나의 번뇌를 의미한다. 명인은 자신을 성찰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며 1968년에 창안한 색상부터 현재까지 연구해온 색상들로 108칸을 채워나갔다. 현재는 기존 작품보다 조금 더 작은 크기의 ‘108색상’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모든 번뇌 망상은 남이 아닌, 자신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거울에 때가 끼지 않도록 닦고 또 닦아야 합니다. 열심히 닦고 노력하면 번뇌망상이 사라지고 그 번뇌가 아름답고 고귀한 칠보 보석알처럼 세상에서 빛날 수 있을 것입니다.”

칠보명인 이수경, 화엄의 꽃, 칠보로 피어나다, 외경 178cm x 126cm, 2019.04
칠보명인 이수경, 화엄의 꽃, 칠보로 피어나다, 외경 178cm x 126cm, 2019.04

이밖에도 이수경 명인은 올해 4월, 총 3년 6개월이라는 제작기간에 거쳐 대작을 탄생시켰다. 바로 부처님의 화엄사상을 모티브로 한 ‘화엄의 꽃, 칠보로 피어나다’라는 작품이다. 본 작품에서는 정직한 보석, 예쁜 보석, 미운 보석, 반듯한 보석, 모자란 보석 등 각기 다른 모양의 칠보 보석알들을 한 곳에 모아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화엄의 꽃으로 표현했다. 

‘화엄의 꽃’은 큰 꽃 21송이, 중간 꽃 49송이, 작은 꽃 264송이, 아기 꽃 31송이를 비롯해 약 30여 종류의 꽃송이로 이뤄져 있다. 꽃에 사용된 칠보알은 무려 6675개다. 이수경 명인은 “각각의 원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 인연 또 우주의 모든 사물들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서로 다른 본질이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시공간에서의 삶을 함께 영위하고 있으며 하나로 화합 될 수 있다는 진리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칠보공예를 통해 가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는 “전통 칠보기술에 현대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생산 공정을 연구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할 일”이라며 “그렇게 탄생한 가치 있는 작품들이 고객들을 만나 그들에게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져다주길 발원한다”고 말했다.

이수경 명인과 김홍범 대표를 비롯한 생산팀 직원들은 매일 아침 9시 정화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정진하는 명품 클로이수에는 장인의 ‘혼’과 ‘정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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