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등 고려~조선 시대 회화와 불교문화재를 비롯한 ‘혼개통헌의’,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전적, 초기 철기 시대 거푸집과 청동거울, 통일신라 시대 도기(陶器) 등 총 10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보물 제2025호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
보물 제2025호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오른손에 약호를 들고 있는 천장보살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오른손에 약호를 들고 있는 천장보살

보물 제2025호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는 1740년(영조 16년)에 영산회상도, 제석도, 현왕도, 아미타불도와 함께 조성돼 대둔사에 봉안됐던 작품으로, 이 중 삼장보살도만 유일하게 전해오고 있다.

이는 세로 238cm, 가로 279cm의 대규모 화면에 천장보살과 지지보살, 지장보살 등 세 보살의 모임을 묘사한 그림으로서, 월륜, 치흠, 우평 등 18세기 경상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천장보살을 중심으로 높은 수미단 위에 앉은 세 보살과 각각의 인물들이 질서 정연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배치한 것으로 보아 이들 화승의 수준 높은 기량을 가늠할 수 있다.

이 삼장보살도의 도상은 1661년에 간행된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이라는 경전에 근거한 것으로, 천장보살이 중생들을 구제하는 부처인 약사여래처럼 약호를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약호를 든 천장보살의 모습은 같은 시기 다른 지역 불화에서는 좀처럼 확인되지 않고 경상북도 지역에서만 집중적으로 그려졌으므로 18세기 삼장보살도의 새로운 도상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인 가치가 크다.

현재 16세기 이전에 제작된 삼장보살도의 대부분은 일본 등 해외에 전해지고 있고, 17~18세기 초에 제작된 ‘안동 석탑사 삼장보살도’(1699년)나 ‘대구 파계사 삼장보살도’(1707년) 조차 도난으로 그 소재가 불분명하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는 18세기 전반 연대를 가진 삼장보살도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또한, 유려하면서도 세련된 필치와 안정된 구도, 적색과 녹색이 중심이 된 조화로운 색감 등에서 조선 후기 불화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1년 후에 조성된 ‘상주 남장사 삼장보살도’(1741년)와 함께 18세기 전반 경상북도 지역 삼장보살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보물 제2026호 ‘김천 직지사 괘불도’
보물 제2026호 ‘김천 직지사 괘불도’

보물 제2026호 ‘김천 직지사 괘불도’는 1803년(순조 3년)에 제작된 괘불로, 현재까지 알려진 19세기 괘불 중 시기가 가장 빠르고 규모도 가장 크다. 

머리에 보관을 쓴 보살형 본존이 양손으로 연꽃을 받쳐 들고 정면을 향해 당당하게 서 있는 독존 형식의 괘불도이다. 괘불 하단에 쓰인 화기를 통해 직지사를 중심으로 경북 권역에서 활동한 제한을 비롯해 위전, 탄잠, 부첨, 신화 등 총 13명의 화승이 제작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단독의 보살형 본존을 중심으로 화면 위에는 10위의 시방제불과 5위의 보살상을 배치한 간단한 구성이다. 앞 시기 괘불에서 보인 중량감 넘치는 형태에서 가늘고 날씬한 형상으로 변모한 점과 섬세하고 유려한 형태미의 구사보다는 굵고 대담한 선묘가 돋보여 시대적 전환기에 제작된 불화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약간 어두운 적색과 녹색의 대비로 18세기보다는 시각적으로 다소 엄숙한 느낌을 주며, 일부 권속에 국한돼 쓰이던 입체적인 음영법이 본존까지 확대되는 등 시대에 따라 달라진 표현기법도 확인된다. 높이 12m 이상 되는 대형 불화임에도 불구하고 도상의 배치, 상‧하축의 조형성, 입체감 있는 표현 등 여러 면에서 19세기 불화를 대표할 만큼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작품이다.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와 ‘김천 직지사 괘불도’는 문화재청이 전국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의 현황파악과 정밀기록화를 위해 진행 중인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와 ‘대형불화(괘불) 정밀조사’ 사업을 통해 가치가 새롭게 발굴된 작품들이다.

보물 제2031호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보물 제2031호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보물 제2031호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은 고려 말~조선 초에 유행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좌상이다. 온화한 표정과 불룩한 입술, 양쪽에서 드리워져서 여의두 형태로 마무리 진 띠 장식, 둥근 보주를 든 모습, 치마를 묶은 띠 매듭 등은 고려 말기 조각 양식을 충실하게 반영했다.

지장보살좌상은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비례와 띠로 묶어 주름잡은 섬세한 두건의 표현 등이 조형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보주를 든 두건 지장의 정확한 도상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여말 선초의 지장 신앙과 지장도상 연구에 귀중한 사례다. 이 시기 금동과 목조로 제작된 지장보살상은 몇 점이 전하고 있으나, 석조로 제작된 지장보살 중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한 사례는 참당암 지장보살좌상이 거의 유일하다.

대좌의 경우 보살상과 함께 조성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상‧중‧하대를 완전하게 갖추고 있고 가늘고 긴 형태, 여의두문이 새겨진 안상 등에서 고려 시대의 특징이 뚜렷하므로 함께 보물로 지정하여 보존‧관리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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