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만세운동의 중심지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보운 스님)가 광복절 제78주년을 기념하며 시민 음악회를 개최한다.

범어사 성보박물관(관장 환응 스님)은 오는 10일 범어사 선문화교육관 대강당에서 비영리민간단체 음악풍경이 주최하고 부산시와 범어사가 후원하는 광복절 제78주년 기념 음악회 ‘노래여, 겨레의 노래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광복절을 맞아 1919년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당시 부산 만세운동의 출발지였던 범어사에서 우리의 역사를 되새기고 지역민의 자긍심과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음악회 프로그램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곡들로 선정해 구성했으며, 동요와 가곡, 가요와 민요 등을 두루 포괄해 근대 한국 음악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보여주고, 남녀노소 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특별전 ‘삼국유사 : 기록하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특별전 ‘삼국유사 : 기록하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현재 박물관에서는 음악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전 ‘삼국유사 : 기록하다’가 진행 중인데, 특별전이 올해 3‧1절 기념행사와 함께 개관한 까닭에 이번 음악회 개최가 더욱 의미 깊을 것”이라며 “‘삼국유사’ 속 의상대사의 범어사 창건 기록부터 범어사 3‧1운동의 배경이 된 명정학교와 지방학림 등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삼국유사’ 범어사 본을 전한 오성월 스님, 그리고 마지막 의병장 고광순의 ‘불원복 태극기’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가슴 깊이 새기고 후대에 전해야 할 역사”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음악회를 통해 세대를 이어 우리 모두 역사를 기록하고 남기고, 전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919년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당시 부산에서는 한용운 스님과 범어사 젊은 스님들이 뜻을 모아 범어사 지도부에서 건립한 명정학교와 지방학림 학생들이 중심으로 만세운동을 시작했다. 이금의, 김해관, 김제호, 박제삼, 신종기, 윤상은 등 40여 명의 학생은 3월 19일 아침 독립사상을 고취하는 격문 수백 매를 동래시장에 미리 배포해 당일 저녁에 있을 만세운동을 예고했다. 그날 밤 학생들은 당시 동래읍 서문 근방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동래시장을 거녀 남문까지 행진했다. 이날 오후 5시 경 시작된 시위는 동래경찰서까지 이어졌으며, 오후 6시 경에도 학생들은 다시 동래시장에 집합해 독립만세운동을 진행했다. 당시 만세운동에 동참한 100여 명은 연행됐으며, 주동 인물로 34명이 재판에 넘겨져 대부분 고문과 옥고를 치렀다. 이 때의 거사로 범어사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은 강제 폐교 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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