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경내에서 ‘제2회 호국영령 위령재’를 엄수했다.
영축총림 통도사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경내에서 ‘제2회 호국영령 위령재’를 엄수했다.
통도사 제31육군병원 분원 당시 증언해주신 김용길 님
통도사 제31육군병원 분원 당시 증언해주신 김용길 님

6‧25전쟁 당시 제31육군병원 분원으로 운영됐던 영축총림 통도사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경내에서 두 번째 호국영령 위령재를 봉행했다. 

통도사(주지 현덕 스님)는 17일 경내 설법전에서 전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 대종사를 법사로 모시고, 영축총림 통도사 수좌 명신 스님, 주지 현덕 스님을 비롯한 사중 대덕 스님들과 안현숙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 이정곤 양산시 부시장, 윤영석, 김두관 국회의원, 이종희 양산시의회 의장, 김승훈 39사단 119보병여단장 대령, 6‧25 참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을 증언한 김용길 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호국영령 위령재’를 엄수했다.

이날 호국영령 위령재는 명종5타를 시작으로 △개회 △삼귀의례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묵념 △반야심경 봉독 △경과보고 △헌향 △헌다 △헌화 △봉행사 △추모사 △청법가 △법어 △추모노래 △추모화환 소개 △사홍서원의 순서로 이어졌다. 

전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 대종사
전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 대종사

전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 대종사는 법어에서 “녹음이 깊어 가는 아름다운 계절 유월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달이기도 하다”며 “호국영령들을 위한 재를 모시며 애국심을 고취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대승보살의 바라밀다행을 각자가 실천해 나가는 것이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를 드리는 것이고, 그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하며 호국영령을 추모했다.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은 봉행사에서 “우리나라가 시대적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호국불교의 정신은 위기극복의 근간이 되어 왔다”며 “수많은 전쟁이 나라를 할퀼 때 마다 나라를 지키고자 희생한 호국영령들과 순국선열, 억울하게 생을 마친 수많은 민초들의 아픔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호국영령 위령재는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우리 모두가 존경과 추도의 마음을 내는 법석”이라고 당부했다.

김명진 통도사 신도회장
김명진 통도사 신도회장

또한 김명진 신도회장은 “호국불교는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발원하고 이 땅의 뭇 생명들을 외호하며 불교의 정법을 지키는 것으로 오늘날 한국불교의 호국불교사상으로 계승되고 있다”며 “우리는 반만년 동안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을 기리며 반듯한 자주국방과 정치적 안정을 도모해 다시금 과거 희생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들이 더하여지는 것이 오늘 호국영령 위령재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일이 될 것”이라고 추모사를 전했다. 

이순희 울산보훈지청장의 추모사를 대독하는 안현숙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
이순희 울산보훈지청장의 추모사를 대독하는 안현숙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

이순희 울산보훈지청장은 안현숙 울산보훈지청 보훈과장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이곳 통도사는 6‧25전쟁 당시 제31육군병원 분원이 설치되었던 곳으로 이곳을 거쳐 간 무명용사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제2회 호국영령 위령재를 봉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로 국가보훈부에서는 6‧25참전유공자의 명예를 드높이고 호국영웅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기억하며 나아가 보훈의 가치를 후대에 계승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요식이 끝난 후 설법전에서는 노전 스님의 집전으로 천도재가 이어졌으며, 위령재에 동참한 불자들은 천도재를 통해 호국영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이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영축총림 통도사는 2019년 9월 25일 용화전에 모셔져 있는 미륵불좌상 복장 조사를 실시하던 중 구하 스님 친필 ‘용화전 미륵존불갱 조성연기’를 발견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6‧25전쟁 당시 제31육군병원 분원으로 통도사가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통도사는 조성연기문을 토대로 2020년 1월 17일 국방부와 육군본부, 국군의무사령부에 분원 인정을 위한 공문을 발송했으나, ‘관련 자료 없음’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같은 해 2월 22일 통도사는 동아일보로부터 1951년 12월 29일자 기사를 제공받고, 실제 전쟁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의 증언을 청취, 8월 31일 제31육군병원 관련 입증 자료를 수집해 요약집을 제작한 후 다시 분원 관련 조사요청 공문과 요약집을 발송했다. 이후 12월 17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서 분원 관련 조사 결과, 분원으로 사용됐음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수신을 받았으며, 2021년 11월 1일 국가보훈처로부터 현충시설 지정을 받게 됐다. 

한편, 당시 증언 등에 따르면 1952년 한국전쟁 당시 발생한 수많은 국군 사상자들은 통도사 도량 내 전각 곳곳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이때 3000명이 넘는 부상병들이 통도사를 안식처로 머물렀다. 당시 매일 수많은 장병들의 장례가 통도사에서 치러졌으며, 대웅전 등 많은 전각들이 훼손되는 가운데서도 통도사 스님들과 지역주민들은 한마음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헌향하는 통도사 수좌 명신 스님
헌향하는 통도사 수좌 명신 스님
헌다하는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헌다하는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저작권자 © e붓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