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진관사 태극기. (사진=문화재청)
서울 진관사 태극기.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이 10월 25일 사찰이 일제강점기 중요한 독립운동 근거지였음을 보여주는 ‘서울 진관사 태극기’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진관사 태극기’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로, 불교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 근거지나 거점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문화재이다. 형태상으로도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 부분과 4괘를 검은색 먹물로 덧칠해 항일 독립의지와 애국심을 강렬하게 표현했으며,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라는 점에서 항일 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

태극기 곳곳에는 총알에 찢긴 듯한 구멍이 뚫려있으며 끝자락은 불에 탄 흔적으로 되어있어 1919년 3·1운동 현장에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해 6월~12월 사이 발간된 신문 5종 19점도 태극기에 쌓여 함께 발견됐다. 조성자는 진관사와 진관사 마포 포교당을 근거지로 삼아 항일운동을 전개했던 백초월 스님(白初月, 1878~1944)으로 추정된다. 2009년 5월 27일 진관사 칠성각 해체·보수 공사 도중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진관사 태극기'에 대해 △불교계 등 다양한 계층에서 주도했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 △항일 정신을 형태상으로 강력하고 생생하게 담고 있다는 점, △함께 발견된 독립신문류를 통해 태극기의 변천사와 그 의미를 밝힐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ㆍ학술적 가치가 높아 보물로 지정해 문화재에 담긴 의미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광주 덕림사 목조지정보살삼존상 및 시왕살 일괄’(불상 26구, 발원문 3점, 후령통 2점),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불상 23구, 불상대좌 3점, 발원문 18점, 후령통 20점), ‘김해 은하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살 일괄’(불상 21구, 발원문 2점),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불상 3구, 보살상 4구, 불상대좌 3점) 등도 함께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조해 이번에 지정한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데니 태극기’ 등 보물 7건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 혁신과 적극행정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발굴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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