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본사 통도사(주지 영배스님) 말사인 양산 원각사(주지 반산스님)가 사찰 인근의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산업단지로 통하는 진입도로 초입 곡선지역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는 원각사의 부지 10미터 내외로 벌목과 진입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과 수행환경 피해를 묵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산 상북면 석계리 일대에 들어서는 석계산업단지는 2011년 12월 양산시와 ㈜태영건설이 일반산업단지 협약 조인식을 가진 데 이어 2015년 1월 경상남도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아 2018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섰다. 총면적 84만600㎡ 중 산업시설용지 443,557㎡, 지원시설 32,253㎡, 공공시설용지 364,790㎡ 규모의 산업단지로 금속 · 전기장비 · 통신장비 · 자동차 제조업 등 120여 개의 업체가 들어설 계획이다. 25만 여 평의 대규모 산업단지로 총 2333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하게 된다.

 

  • 공사 허가 전 100미터 밖으로 개발 구역 지정
  • 현재 사찰 부지 10미터 내외로 침해
  • 대웅전 처마 기왓장 떨어지고 신도 수 줄어
  • 사찰 내부 및 재정적 피해 막심

원각사 주지 반산스님은 어제(29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석계산업단지 공사 추진과정을 설명하며 양산시와 건설사 등에 사찰이 입는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을 밝혔다. 스님은 "석계산업단지 조성은 사찰 부지 100미터 밖으로 개발 구역을 지정하여 천성산의 자연환경 및 사찰의 수행환경에 대한 피해가 없을 것이라 알고 있었으나, 현재 사찰 부지의 10미터 밖으로 벌목과 진입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5월부터 대형트럭의 진동과 비산먼지로 인해 각종 먼지와 발파소음에 시달리면서 요사채 벽면에 금이 가고 창문이 벌어지며 방바닥 한쪽이 내려앉는 등 사찰 내부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원각사는 사찰을 오가는 신도 수가 줄어들었으며 계획한 법당 불사에도 진척이 없어 재정적 피해도 함께 겪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의 여파로 인해 원각사 대웅전 내부의 등이 떨어진 모습.

사찰에 직접적인 피해가 일어난 이후부터 원각사의 사부대중은 사찰 부지 10미터 내외로 토지 개발 노선이 변경된 데에 대한 공사 중단 요청 및 피해보상을 촉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1월 7일부터 대책회의를 열어 석계산단 관계 기관인 양산시와 ㈜석계산업단지에 민원을 제기, 적절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각사가 시공사 측에 제기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는 △건물 침하와 도괴 위험 점검 △공사 소음 저감 장치 설치 △기도와 수행을 위한 공사 시간 준수 △조속한 원각사 진입도로 연결 및 대체도로 마을 안길 확장 요망 △법회일에 공사 차량 진입금지 △발파작업은 무진동으로 낮시간대에 최소화 요구 등이다.

원각사 주지 반산스님이 사찰 부지 10미터 내외로 벌목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석계산단은 2013년 공사를 처음 계획하고 설명회를 개최했을 당시 환경영향 부적격과 난개발로 인한 많은 지역민들의 우려가 야기되었다. 공사 허가 단계 전인 2013년 9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석계지역에서 인근 양주중학교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계속 되었다. 반면 당시 원각사는 사찰 부지 100미터 밖으로 공사를 제한하겠다는 양산시와 건설사 측과 협의를 통해 지역경제발전에 뜻을 함께하고 올해 2월 석계산단 안전공사 기원제를 봉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사찰 부지 10미터 이내로 토지 개발 노선이 변경되고, 사찰이 직접적으로 입는 피해가 상당해 묵과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원각사의 입장이다.

반산스님은 이달부터 양산시청 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해 원각사의 피해 상황을 알리고 있으며 원만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오고 있다. 스님은 "오는 4월 3일 사찰 안전 이주 또는 적절한 피해 보상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원각사와 경남지역 불자들 3천여 명의 서명을 담은 서명지와 난개발에 대한 호소문을 관계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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