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수능 전쟁에 애끓는 부모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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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수능 전쟁에 애끓는 부모의 마음
  • 김수정 기자
  • 승인 2016.11.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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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D-7… 갓바위 찾은 수능 기도 현장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입시경쟁이 치열한 한국사회에서 '수능'은 수험생들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초중고 12년의 교육과정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12년의 노력이 단 하루, 단 한 장의 성적표로 희비가 엇갈리기에 이날만큼은 사회 전체가 초긴장 상태에 돌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 당일에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를 긴급 상황을 위해 경찰차와 구급차가 상시 대기한다. 원만한 교통순환을 위해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은 한 시간 늦춰지는 것은 물론, 영어 듣기평가가 실시되는 외국어 영역 시간에는 25분여 간 비행기의 이·착륙도 제한된다.

이뿐이랴, 수능일 만큼은 하늘도 긴장을 하는지 이른바 '수능한파'가 거세게 몰아치기도 한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수능이 지니는 의미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 수능 시험 일주일 여 앞둔 지금
  • 수험생만큼이나 떨리는 부모 마음
  • 입시 합격 기원하는 기도 줄 이어
  • 갓바위에서 느낀 애끓는 부모의 발원

 

대구 팔공산 갓바위 대웅전 앞에 자녀들의 입시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들의 기도가 줄을 잇고 있다.

수능을 일주일 여 앞둔 지금, 가장 조바심 나는 이는 바로 수험생이다. 그리고 그 못지않게 옆에서 자녀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모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행여나 아이가 부담을 느끼진 않을까 평소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매우 조심스럽다.

수능 점수 1점으로도 등급이 갈리기에 이 시기에는 전국적으로 수험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유명 기도처를 찾아 합격 기도를 올린다.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준다'는 갓바위는 전국 최고의 기도 도량으로 연간 1천여만 명의 관광객과 기도객이 발걸음한다.

지난 11월 8일 고3 자녀를 둔 부모들이 수능 기도를 올리기 위해 대구 팔공산을 올랐다. 불상의 머리 윗부분에 갓 모양의 모자가 얹혀 있다고 하여 이른바 '갓바위'라고 불리는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에 치성을 드리기 위해서다. 갓바위는 한 번에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이 전해져 전국 최고의 기도 도량으로 손꼽히며, 연간 1천여만 명의 관광객과 기도객이 발걸음하는 곳이다.

울산 백양사(주지 명본스님)의 불자 30여 명이 갓바위 부처님을 찾았다. 울산에서 대구로 향하는 길, 고속버스 안의 어머니들은 자식 칭찬과 걱정을 동시에 하느라 침이 마를 새 없다.

백양사 주지 명본스님은 "아이들에게는 저 나름대로 인생 최대의 사건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수능'"이라며 "무엇보다 아이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꼭 수능기도에 국한하지 말고, 기도는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니 긍정적인 마인드로 수행에 임할 것"을 불자들에게 당부했다. 

입구에서 20여 분 올랐을까. 팔공산 관봉 해발 850m 꼭대기에 만들어진 5.48m 크기의 갓바위 부처님이 근엄한 표정으로 불자들을 내려다본다. 부처님 전에 참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야외 도량에는 부모들의 애끓는 마음이 넘실거린다.

야외 기도 마당 아래에는 삼천불을 모신 유리광전이 있다. 법당에 좌복을 틀고 앉아 있는 불자들의 머릿수를 보니 마치 고등학교 교실과도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금쪽같은 자식의 얼굴이 또 한번 어른거리는 순간이다.

갓바위 아래 유리광전에서 기도를 올리는 백양사 불자들.

모두 일심으로 기도를 올린다. 그 모습은 마치 수능 당일 굳은 결심을 하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아이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저마다 발원을 세우며 입으로는 염불하고 몸으로는 절을 한다.

대한민국에서 고3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이날 백양사 불자들은 두 시간이 넘게 자녀의 학업성취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심지어 점심 식사도 하지 않고 기도를 이어간 불자도 있었다.

이날 갓바위 부처님을 찾은 불자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점수보다도 아이들의 노력이 빛을 보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수능 기도에 동행 취재하면서 필자 또한 6년 전 치렀던 수능을 회상했다. 9시간에 걸쳐 치르게 되는 수능 시험은 그야말로 '수능 전쟁'이다. 누군가는 이 수능 시험 한 번으로 생과 사를 오가기도 하니, 어쩌면 대한민국이 한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 날은 수능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전력을 다함과 동시에 시험을 치르고 난 뒤 어떤 결과를 받아들이게 되더라도 좌절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학창시절의 기억은 수능이 아닌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함께 동고동락한 친구들과의 추억에 있기 때문이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자녀들의 학업성취를 발원하며 입재한 수능 기도가 어느덧 회향을 바라보고 있다. 백양사는 오는 16일 수능 백일기도를 회향하고, 수능 당일에는 시험 시간에 맞추어 기도를 이어간다.

수능 전쟁에 애끓는 부모님들의 마음이 무사히 회향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대한민국 모든 수험생이 무사히 수능 시험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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