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대를 펼치는 대원선재합창단.

어두워진 객석에서 관객들의 눈이 반짝 빛났다. 아름다운 하모니가 울려퍼질 때마다 반짝이는 눈빛은 무대 위 주인공에게 향했다.

오늘 오후 7시 영도 어울림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대원선재합창단 창단연주회가 열렸다. 대원사에서 주관하고 범어사와 대원사 신도회가 후원한 이번 연주회는 행사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어린이 합창단으로서는 대규모의 인원인데다, 창단연주회에 앞서 오른 몇차례 무대에서 이미 입소문이 난 터였다. 지난해 12월, 20명의 초등학생 단원들로 시작한 합창단은 벌써 9명의 중학생 선배들을 배출하고도 45명의 단원을 꾸려 오늘 그들이 주인공으로 서는 첫 무대를 가졌다.

"눈물이 나려한다."는 김시영 대원선재합창단 자모회 회장의 말처럼 지난 10개월간 아이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결코 가벼운 취미만은 아니었다. "처음엔 노래하고 놀기 위한 합창단이었는데 지난 10개월 동안 아이들이 목표의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준 덕에 이 귀한 무대에 서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며 "특히 스님의 물심양면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같은 날이 오지 못했을 것 같다."며 소회를 전했다.

대원사 주지 담화림스님의 합창단 사랑은 이번 연주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더 빛을 발했다. 걸망에 전단지를 가득 넣어 직접 홍보에 나서는 일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아이들이 노력한 무대를 지켜봐줬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날 공연장에는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 미룡사 회주 정각스님, 발원사 주지 호법스님,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장 혜도스님을 비롯해 멀리 제주도 약천사에서 리틀붓다 합창단을 운영하고 있는 성원스님도 참석해 아이들의 무대를 응원했다.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은 "오늘 아이들의 음성은 가릉빈가의 법문"이라며 "이 소리에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고, 선재 어린이들은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격려사를 전했다.

박설비 학생의 솔로와 단원들의 하모니가 어우러진 '부처님의 자비'를 시작으로 13곡의 노래를 선보인 합창단원들은 지친 기색 없이 무대를 이어갔다. 또 범어사 합창단과 가야금병창 소리디딤의 축하공연도 마련돼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설비 학생의 솔로와 어우러진 합창단의 화음.
대원사 주지 담화림스님.

대원사 주지 담화림스님은 "첫 무대에 오른 단원들의 모습이 마치 산사에 핀 산국처럼 부끄러워하고 떨려하고 수줍어 하는 것 같다."며 "선재동자, 선재동녀들의 무외시 기쁨에 보시를, 환희의 보시를 행하도록 열띤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어린이 음성포교의 밝은 길을 제시해준 대원선재합창단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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