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아 기분이 좋습니다. 바람은 선선해 유쾌하고, 바쁘게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의 발걸음에서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문득 세상이 평화롭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을 아침은 언제나 세상을 평화롭게 내보입니다. 설령 세상의 구석구석이 싸움판일지라도 가을 아침만은 그런 모든 것들을 지우고 평화로운 세상을 내보입니다. 가을이 내보인 세상같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보라는 가을 아침의 부드러운 가르침이지요.

오늘 아침 나는 욕심 하나를 버렸습니다. 오늘 아침 나는 미움 하나도 버렸지요. 그랬더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겁니다. 행복은 먼 관념이 아니라 직접적인 체험의 산물이기 때문이지요.

혼자 살아 좋은 것은 언제나 덜 힘들게 무언가를 버릴 수 있다는 거죠. 욕심도 집착도 미움도 증오도 사랑까지도 다 버릴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마음은 한조각 구름 없는 허공과 같으니 그 허공을 관하면서 아미타불을 상념하라던 은사스님의 말씀이 불현듯 와 닿습니다.  욕심도 버리고 미움도 버리면 그 마음은 허공과 같이 맑고 그 자리에 우리 생명의 본래 모습이 빛나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겠지요.

빛나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 살아간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가을 아침과 같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가을 아침이 건네는 세상이 너무 좋은데 내 마음도 우리 사는 세상도 그 세상과는 아득한 거리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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