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추파당대사 진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조선 후기에 불화인 ‘추파당대사 진영(秋波堂大師 眞影)’이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리트베르크박물관으로 이운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스위스 리트베르크박물관 소장 ‘추파당대사 진영’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에게 이를 전달했다.

이번 보존처리는 2017년 5월부터 시작해 올해 4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이 불화는 오는 16일 곧바로 스위스로 이관할 예정이다.

리트베르크박물관이 보유한 유일한 한국 불화인 ‘추파당대사 진영’은 편화 형태로 보관돼 그동안 박물관에서 전시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이유로 박물관은 한국 전통 불화의 장황 형식으로 보존처리를 요청했다. 보존처리를 마친 불화는 리트베르크박물관 상설전시실에 활용될 예정이다.

보존처리 전 '추파당대사 진영'
'추파당대사 진영'의 적외선 분석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는 보존처리를 위해 X선 촬영, 적외선 분석 등 사전 조사를 실시해 회화의 손상 정도와 과거 보존처리 흔적 등을 확인 했다. 보존처리 전 화면의 앞면에는 물에 노출돼 생긴 얼룩이 화면 전체에 번져 있었으며, 표면에 흰 곰팡이가 생성됐을 정도로 손상의 정도가 심각한 상태였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화면의 곰팡이와 얼룩을 제거하면서 결손된 부분은 유사한 조직의 비단을 사용해 보강했다. 또한, 화면 뒷면에 부착돼 있던 딱딱하게 굳은 접착제와 종이의 흔적을 제거했다. 불화의 형태는 기존의 편화에서 족자 장황으로 바뀌었으며, 족자의 회장 부분은 안료를 채색해 전통적인 불화 형식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스위스 리트베르크박물관 소장 ‘추파당대사 진영’의 보존처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해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불화를 전통적인 양식에 맞춰 보존처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추파당대사 진영’은 조선 후기인 19세기에 그린 작품으로 사찰의 진영은 주로 입적한 승려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그렸으며, 영탱(影幀)이라고 한다. 추파당대사 진영은 추파당이라는 법호를 가진 실존 승려를 그렸음에도 문헌 기록이 없어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립중앙박물관은 보존처리 외에도 전시실 환경개선, 도록 출판, 교육프로그램, 한국문화재 온라인정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외국 한국실 지원 사업을 펼쳐 외국에 소재한 우리 문화재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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