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고성 거류산에서 발견한 마애약사불좌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학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고려 전기로 추정되는 마애약사불좌상을 경상남도 고성 거류산에서 발견했다.

국립가양문화재연구소가 거류산에서 직접 조사해 발견한 마애약사불좌상은 크기 약 5m의 큰 바위 서쪽 평평한 면에 높이 254cm 크기로 새겨져 있으며, 얇은 선으로 새긴 신체 위에는 가사(袈裟)가 이중착의로 걸쳐진 형식이다.

상반신을 보면, 오른손을 어깨까지 들어 올린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취하고 있으며, 왼손에 보주(寶珠, 장식구슬)를 든 약사불이다. 하반신은 큰 연꽃을 엎어 놓은 모양의 무늬(복련, 覆蓮)가 새겨진 대좌(臺座)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좌선한 형태다.

이번에 발견한 마애약사불좌상의 주요 특징은 둥글넓적한 얼굴에 과장된 이목구비, 짧고 선명한 목에 세 개의 줄(삼도), 부조로 새긴 머리와 얇은 선으로 표현한 몸 등이다. 이는 고려시대 전기 마애불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마애약사불이 발견된 거류산의 정상(해발 571m)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석축산성인 거류산성(경남 문화재자료 제90호)이 있고, 정상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약 580m 떨어진 봉우리(해발 380m) 사면에는 커다란 암석군이 산재한다. 이 중 제일 큰 암석 전면에 이 마애약사불이 새겨져 있으며, 불상이 새겨진 암석의 윗면은 약간 오목한 형태로 원형의 암석(지름 약 1.2m)이 하나 놓여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 14일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통해 마애약사불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불상의 위치를 추적, 거류산 일대를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끝에 지난달 22일 이 불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경남 고성은 현재 불교문화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 곳으로 ‘사례가 많지 않은 마애약사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 고려 전기 작품인 제천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보물 제406호)과 같은 양식으로 보이는데, 고려 전기 수도인 개성에서 보였던 중앙양식과는 얼굴 표현 등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지역 특색을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고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문화재가 발견되면 해당 자치단체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고, 문화재 지정 검토와 보존대책을 수립하기 때문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불상의 발견을 소관 자치단체인 고성군에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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