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만연한 영축산 통도사 무풍한송로에는 석가모니불을 염송하는 불자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출가에서 열반까지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을 되새기기 위해 불자들의 정진이 이어지는 정진기간을 맞아 통도사에서도 특별한 정진을 진행했다.

▲ 14일 마산 정법사(주지 도문스님) 삼보일배 행렬
▲ 14일 마산 정법사(주지 도문스님) 삼보일배 행렬
▲ 통도사 연수국장 만초스님

통도사에서 지난 14일(음력 2.8) 출가재일부터 21일(음력 2.15) 열반재일까지 말사 스님들과 불자들이 릴레이 삼보일배 행진을 펼쳤다. 첫 날 마산 정법사(주지 도문스님)를 시작으로 16일 108배수행단과 울산 바라밀선원·황룡사, 17일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스님)가 정진을 이어받았으며, 19일 울산 백양사(주지 명본스님)와 해남사(주지 혜원스님) 등 구도행렬이 이어졌다.

행사를 기획한 통도사 연수국장 만초스님은 “삼보일배 여정은 나 하나만의 감동이 아니라 이 길을 지나며 이 모습을 지켜보는 여러 불자들에게 더 큰 감동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오늘 하루 동안의 삼보일배 여정이 우리들 인생에 아주 아름다운 하나의 이벤트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19일 백양사와 해남사가 통도사 산문에서 삼보일배를 준비하고 있다.
▲ 백양사 주지 명본스님

행렬은 산문에서부터 무풍한송로를 따라 천왕문까지 이어졌다. 통도사 산문, 약 70명의 신도들이 열을 맞추고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웃음으로 가득했던 불자들의 얼굴에는 하나 둘 땀방울이 맺히고 표정은 진지해졌다. 길을 오가던 시민들도 이들을 마주하자 함께 합장을 하기도 했다.

쉼 없이 삼보일배를 이어가던 불자들의 손과 머리는 이내 흙투성이가 되었고 단단했던 무릎보호대는 금세 닳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세 번의 걸음과 한 번의 절을 반복함으로써 이들은 부처님의 뜻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 통도사 천왕문에 도착한 행렬

2시간에 걸친 삼보일배 행렬이 끝나고 천왕문에 다다랐을 때 불자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들은 함께 물을 마시고 몸에 묻은 흙을 털어주며 뜨거운 신심을 나눴다.

삼보일배에 동참한 한 불자는 “처음에는 큰 생각 없이 시작했지만, 삼보일배를 하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부처님의 여정을 되새기는 시간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 다음에 또 한 번 참가하고 싶다”고 원력을 다짐했다.

▲ 해남사 주지 혜원스님

해남사 주지 혜원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기 전까지 괴로움을 깨는 방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으로서 일생을 마감하셨다”며 “오늘 1500년의 역사를 가진 통도사의 시작부터 사천왕문까지 삼보일배를 통해 부처님의 여정을 되짚어 보고 부처님의 은혜로움과 함께하는 동행이었다”고 불자들을 독려했다.

한편, 부처님께서는 음력 2월 8일 29세의 나이로 중생들의 고통과 생사윤회를 해결하고자 깨달음의 길에 오르셨으며, 이후 50여 년간 설법과 교화를 이어오시다 음력 2월 15일 80세에 열반에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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