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불교계를 주도한 환성 지안스님의 위상을 밝히고, 스님의 삶과 사상, 문학을 통해 살펴본 영축총림 통도사와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 주지 영배스님, 율원장 덕문스님, 유나 영일스님 등을 비롯해 많은 통도사 문중 스님들이 자리했다.

오늘(14일) 오후 2시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한국불교 법맥의 원류 환성 지안과 통도사’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에는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과 주지 영배스님, 율원장 덕문스님, 유나 영일스님이 자리했으며, 통도사 강원, 율원, 선방의 스님들이 참석했다.

발표에 앞서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의 개회사가 진행됐다.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은 “학술대회는 1372년 전 자장율사께서 창건한 이래로 면면히 이어온 통도사의 한국불교 속에서의 법맥이 어디에 있는가를 고민하며 법맥의 원료를 찾아보자는 방장스님의 당부와 원력으로 시작됐다.”며 “법맥이라는 것은 수행자의 생명이자 진리, 이 자리는 법맥을 찾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안스님은 조선시대부터 정통 법맥인 임제법통을 이어 선 수행과 교학을 강설, 당시 최대 문파 편양파의 적전계보를 잇는 법맥상의 종사였다. 그러나 연고사찰 어디에서도 스님의 법맥에 대한 계승의식을 내세우며 뜻을 펼치는 곳이 없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통도사와 지안스님의 연고를 기반으로 법맥계보와 전승은 물론,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날 학술대회는 김천학 교수(동국대)가 사회자로 나섰으며, 김용태 교수(동국대)와 김종진 교수(동국대), 이종수 교수(순천대)가 자신의 주제를 발제했다.

제일 먼저 김용태 교수는 지안스님의 15세에 용문사로 출가해 금산사 화엄경 산림법회로 인해 무고하게 순교하기까지 스님의 생애와 편양파의 주류 법맥을 이었던 스님의 계보, 선교 조화와 공존을 추구한 대사의 면모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설송을 매개로 지안스님의 편양파 선맥과 사명파의 교법을 함께 계승하는 ‘통합적 법맥인식’이 통도사에서 전통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김종진 교수는 통도사 산내 암자 백련암에 전해오는 현판 가운데 ‘통도사백련정사만일승회기’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 현판에 따르면 “환성조사가 이곳에 주석하고 호암대사가 불자를 세웠으며 그밖에 여러 강백들이 서로 이어 종지를 천양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백련암 강설루에 걸려 있던 지안스님의 친필로 쓰인 시와 현판 등 지안스님이 주석했던 백련암이 지니는 장소의 상징성을 연결해 설명했다.

이종수 교수는 오늘날 통도사의 모습은 조선후기에 성립됐다며, 18~19세기 지안스님의 문도들이 통도사에서 문파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활동했던 내용들에 대해 소개했다.

모든 발표가 끝나고, 김용태 교수는 “통도사에서 지안스님의 깊은 연고를 새롭게 발견하고 재조명하는 기회가 마련됨에 따라 한국불교의 법통과 종풍을 굳건히 다지고 수행기풍을 진작하는 계기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세 시간 넘게 이어진 학술대회는 한국불교의 종풍을 확립하고 수행기풍을 선양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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