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삭발염의할 때 원이 ‘봉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염원대로 했을 뿐이고 자연스럽게 봉사하는 곳에 인연이 하나둘 생겨났습니다.”
자비, 사랑, 행복, 나눔을 실천하는 사찰 부산 백양산 견강암 주지 향공스님의 이야기다. 스님은 특별할 게 없다며, 그저 나누는 기쁨에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봉사하는 스님을 보고 하나둘 돕던 이들이 모여 지금의 견강암 봉사단체 정각회를 이뤘다.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이 되면 사상구 모라동에 위치한 고동바위공원은 어르신들로 가득하다. 견강암(주지 향공스님)에서 마련한 ‘어르신 만발공양’이 열리기 때문이다.
오늘(28일)은 만발공양과 함께 지역 독거어르신과 조손가정을 위한 김장김치·쌀·장학금 나눔 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견강암에서 주관하고 정각회가 주최하는 나눔 행사는 이번에 5회째를 맞이했다.
나눔 행사에는 사상구청장을 비롯해 시·구의회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대근 사상구청장은 “향공스님을 비롯해 신도, 자원봉사자 등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수년간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셔 공양을 대접하는 모습에 존경과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어르신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사상구보건소는 구민들을 대상으로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캠페인(레드써클)을 전개했다. 어르신들에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검사와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 교육을 진행했다.
오전 8시부터 진행된 행사는 만발공양 재료준비로 분주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초청가수 공연과 무료 이발봉사가 이어졌다. 이날 이발봉사는 모라동 루헤어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재능 기부했다.
견강암은 이날 독거 어르신과 조손가정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김치 1000포기, 쌀 300kg, 장학금 40만 원(2명)을 모라1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견강암 주지 향공스님은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 모든 사찰들이 나눔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며 “지역 주민과 어르신, 봉사단 정각원과 신도 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달식 후 향공스님과 정각회 회원들은 각자 분담된 역할에 따라 손발을 맞춰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잔치국수를 대접했다.
한편 스님과 신도들은 다음달 11일 견강암 경내에서 동지를 맞아 새알 빚기, 팥 삶기 봉사를 진행한다. 오는 12월에는 12일과 26일 두 차례 고동바위공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만발공양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