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사 설법보전 주련에 새겨진 마지막 두 구절에는 해남사를 세운 구하스님의 깊은 뜻이 전해진다. ‘光相所照咸歡喜 부처님 모습 그 빛이 비추는 곳 모두 환희로워, 衆生忍苦悉除滅 중생들의 고통이 모두 사라지네’

울산 중구 북정동에 위치한 해남사(주지 혜원스님)는 105년 전 창건된 울산의 대표적 포교 도량이다. 해남사는 영축총림 통도사 최초의 포교당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실의에 빠진 국민을 불법(佛法)으로 구제하고자 힘쓰며, 지역사회의 불자들을 교화해 활발한 포교활동을 전개했다.

지난달 해남사에는 새 주지 스님이 취임했다. 해남사 주지 혜원스님은 통도사 극락암 감원과 울산 선암사 주지를 지냈다. 스님은 지난달 12일 취임사를 통해 ‘지역 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발원하며, 부처님의 정법을 외호해 불자들의 신심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해남사 주지 혜원스님

해남사에는 수행과 문화, 휴식이 가능한 수행관이 있다. 평소 신행단체의 소그룹 법회와 참선 및 기도법회 등이 열리고, 지하에 있는 보광당은 신도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온전히 집중해 심신수양을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혜원스님은 고민했고, 울산 지역의 불교 대중화와 포교 활성화를 위해 해남사가 나아갈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통도사 최초의 포교당, 그 기능을 살리는 것이 첫 번째 숙원입니다. 창건 이념을 새겨 불자들의 신심을 더욱 견고히 다져야 할 때입니다.”

스님은 진정한 신심과 원력을 일깨우는 정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기본은 기도와 수행입니다. 기도와 수행이야말로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이 성취되는 깨달음의 길이지요.”

해남사는 10분 거리에 울산 시내와 근접해 있으며, 사찰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옛 울산읍성 내 수령이 공무를 수행하고 살림을 살던 울산 동헌과 내아가 자리하고 있다. 하여 예부터 이곳은 울산 지역의 행정 중심지였다.

현재 해남사를 기준으로 남쪽과 서쪽은 주택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울산중구청은 구도심 활성화를 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해남사는 위치적 조건이 좋아 포교당으로서 좋은 역할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불심을 올바르고 좋은 길로 이끌고자 ‘차별화’를 내세운 것도 혜원스님의 넓은 선견이다. 스님은 한국불교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21일간 매일 10시간 독송하는 정진대법회를 계획했다. 일선에서는 쉽지 않은 수행이라는 걱정도 있었다. 스님은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러나 수행이 곧 신행이며, 신행이 곧 수행이다. 수행의 분위기가 도량에 자리 잡아야 포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스님은 불자들이 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해남사의 소명이라고 전했다.

이에 해남사에서는 오는 25일부터 ‘21일간 원(願)성취를 위한 금강경 독송 정진대법회’를 거행한다. 금강경 독송기도는 10월 25일 입재해 11월 14일 회향하며, 기도시간은 오전 5시~6시, 오전 8시~낮 12시, 오후 2시~6시까지다. 입재부터 회향까지 혜원스님이 기도를 집전한다.

최초의 포교당, 그 창건 이념에 발맞춰 새롭게 변모하는 해남사에는 벌써부터 불자들의 원(願)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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