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 정석의 한시연구> 저자 최두헌, 맑은소리맑은나라

영축총림 통도사의 대표적 선승이자 시승인 경봉 정석(鏡峰 靖錫 1892-1982)은 구한 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국불교의 산증인이다.

수행자의 궁극적 목적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목표를 위해 경봉스님은 치열한 삶을 살았다. 대부분의 선승들이 문자를 세우지 않는 것과는 달리, 경봉스님은 평생의 삶을 ‘日誌(일지)’로 남겼다. 여기에는 개인의 감성, 주변인과의 교유, 사상이 담긴 문학작품, 당시 통도사 종단의 현안, 나라의 대소사까지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는 당대 선지식과 문인들의 대한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한 경봉스님의 사상과 문학적 역량을 짐작할 수 있는 한시들은 수행과 포교만큼이나 중요한 일상이 바로 시였으며, 스님에게 있어 시는 곧 삶이자 그 자체였음을 알 수 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최두헌 학예연구실장은 2012년 <경봉스님 열반 30주년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처음 일지 사본을 접했고, 스님의 생애를 중심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그렇게 접한 경봉스님의 문장이나 시 구절 하나하나에 감동을 받았고, 그는 스님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글을 쓰는 것이 마치 참선을 지도받는 느낌이었다.

경봉 정석의 한시연구는 시 속에서 드러나는 수행자와 지식인의 면모, 현실성, 일상성, 대중성이 함께 담겨있다. 이를 중점으로 시 속에 보이는 시대적 배경과 문학적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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