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2시 동의대 석당아트홀에서 2018 국민행복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에서 주최한 행사로 행복가치 공유와 국민행복 실천, 행복사회 구현을 발원하며 본회가 범국민적 참여와 화합의 구심적 역할을 이끌고자 한다. 이에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스님을 법사로 모시고 '일상에서의 행복과 바른 생각'에 대한 즉문즉설이 이뤄졌다.

 

“스님, 두 아이를 둔 40대 엄마입니다. 요즘 저의 고민은 일곱 살이 되어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큰아이 때문입니다. 어느 날 아이가 밖에서 맞고 왔는데 처음 한 두 번은 ‘애들 키우면서 이런 일이야 있을 수 있다.’ 하며 넘겼는데 횟수가 점점 늘어나자 걱정이 되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통화를 하니 상대에게 맞서라고 조언했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아이에게 그렇게 훈육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말을 하고 제 마음은 좋지 않았습니다. 운동이라도 가르쳐야 할까요?”

“맞고 오는 아이에게 참으라고 하자니 심리가 위축될 것 같고, 때리라고 가르치는 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도장에 가서 예를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네요. 태권도는 힘만 키우는 게 아니고 신사도를 함께 가르칩니다. 도예를 배운 아이는 자기 방어는 물론, 사람을 함부로 때리면 안 된다는 도덕성도 갖게될 것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손자가 오지랖이 너무 넓습니다. 어른들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하구요.”

“어른이 말이 많으면 궁해진다(多言數窮)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재잘재잘 말하는 것은 심리해소와 말하는 연습이 됩니다. 어릴 때 아이의 말과 행동을 제지하면 심리적 억압이 생겨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는 자라 자신의 생각을 꺼내는 것에 움츠려들곤 합니다. 또한 자칫 성인이 돼서 억눌렸던 심리를 힘으로 표현(욕설, 폭력 등)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아이를 내버려두면 버릇이 나빠지고, 야단을 치면 억압이 됩니다. 훈육이란 그 사이 어디쯤에서 조율을 고민하는 자세겠지요.”

 

“친정엄마를 자주 만납니다. 보기 전에는 기쁜 마음으로 나서지만 막상 마주하면 생각지도 못한 일로 티격태격합니다. 어머니께 화를 내며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내 잘못이다.’하며 후회하게 됩니다. 하지만 매번 만나고 싸우고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스님, 어떻게 마음공부를 해야지 저와 어머니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제가 권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만나지 않는 것. 그런데 우리에겐 만나지 않을 수 없는 관계가 있습니다. 바로 직장, 남편, 자식 등입니다. 물론 그것도 최악의 경우 만나지 않을 수 있죠.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혼을 한다든지, 자식하고 의절을 한다든지. 그런데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여러분들은 그것이 나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수단을 다 해봐도 안 될 때는 피하는 것도 해결책입니다. 이는 손자병법에도 나옵니다. ‘삼십육계, 모든 방법을 다 해보고도 해결이 안 되면 도망가라’는 것이죠. 그러나 이 방법은 후회가 남기 때문에 처음부터 선택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다른 방법을 다 해보고도 안될 때 그때 선택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이 방법에 양면은 있습니다.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인간의 원척적인 고통이겠죠.

두 번째 방법은 양쪽의 과보를 다 받는 것입니다. 일어날 결과를 다 알면서도 만나고, 화가 나면 싸우고 헤어지는 것을 반복하는 이게 바로 ‘윤회’입니다. 우리 삶은 이렇게 애와 증이 늘 교차합니다. 삶이란 다 그렇습니다.

세 번째는 해탈입니다. 어머니가 어떠한 말을 해도 “네, 어머니”라고 해보세요. 어머니는 보고 싶다고 전화할 자유가 있고, 자신은 바쁘면 가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 자유를 막는다고 어머니를 비난하며 자유를 막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자유도, 자신의 자유도 행사하면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말로 들으면 쉬운 것 같지만 막상 실천하려면 어렵습니다. 지금 법문을 듣고 아는 것은 의식이 아는 것이고, 실제 일어나는 일은 무의식에서 마음이 작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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