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했던 ‘쓰레기 없는 행사’ 성공적

-성숙한 시민의식 빛난 축제

-날씨·행사지연으로 진행 다소 지체

 

지난달 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18부산연등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연등축제는 행사기간 절반 이상 비가 내려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송상현광장 자체 내방객 조사 프로그램에 의하면 우중에도 13일간 30만 명이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최 측인 부산연등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번 연등축제를 불교계만의 행사가 아닌 부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적 축제로써 기획했다. 그리하여 시민들의 접근성이 용이한 송상현광장과 부산시민공원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또한 처음으로 각 사찰과 단체별 부스설치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행사 후 다량의 쓰레기 처리 문제와 관련해 주최 측에서 방안을 모색한 결과다. 의도는 성공적이었다. 작년에는 35톤의 쓰레기가 발생했으나 올해는 2.5톤으로 14배가량 줄어들었다.

오늘(1일) 2018부산연등축제 평가회가 열렸다.

한편, 오늘(1일) 각 사찰과 단체 임원 및 실무자, 봉사단체, 언론계 등 연등축제에 참여한 관계자들과 함께 평가회를 가졌다. 행사는 부산불교연합회 사무총장 정산스님의 인사말과 주재형 사무국장의 진행 하에 이뤄졌다. 참석 내빈들은 이번 연등축제와 관련해 긍정적 측면과 개선방안 등을 제시했다.

A단체 관계자

“이번 행사에 많은 불자들과 시민들이 우중에도 끝까지 자리했다. 특히나 비옷을 입고 열심히 일한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며 ‘아, 이게 불자들의 참된 모습이구나.’하고 느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부스 설치가 되지 않은 단체는 비가 오는 가운데 우왕좌왕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또 일부 봉사단체가 모여 소란스러운 모습을 보여 외부인들이 봤을 때 다소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았다.”

주최 측의 답변

“모든 단체부스를 다 설치했는데, 빠진 곳이 2곳 있었다. 여성불자회와 범어사 강원·학인 스님들의 부스. 내년에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충하겠다.”

B사찰 관계자

“오랜 기간 준비해야 하며, 또 많은 인원을 통제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점이 많다는 걸 이해한다. 하지만 소소해서 자칫 놓치기 쉬운 실무적인 부분에서 몇 가지 전하고자 한다.

앞서 수년째 연등축제에 참여했지만, 올해 처음 장엄등 파손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행사장 입구 부분 등. 다음 행사부터는 보안요원을 조금 더 확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행사와 관련해 공연 구성이 좋으나 다소 길다고 느껴졌다. 대다수의 불자들이 연세 드신 분들이 많다. 그런 점에선 배려가 조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대배치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부분 사찰들이 뒤에서 행렬준비를 하다 보니, 행사가 진행돼도 공연 자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 참여 사찰과 단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타원형이라던 지 무대배치를 좀 더 다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행렬 출발 시간이 너무 늦다는 것.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피로를 많이 느꼈다. 사실 올해 행사가 피곤하다고 느끼면 내년에 참여하기가 힘들다. 또 참여자들이 즐거워야 보는 이들도 흥겹고 신심이 난다. 개인적 의견으론 오후 7시 이후로 늦추지 않았으면 한다.”

“올해는 서면 일대에서 연등행렬을 진행했는데, 장점과 단점이 공존했다. 장점은 우회전만 하니까 행렬의 끊김이 적다는 것이고, 단점은 다니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참석해오며 가장 좋았던 코스가 구덕운동장에서였다. 구덕운동장의 경우 중간 중간 끊김이 있지만 행렬 시 차선을 다 차지할 수 있어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부스 설치가 아닐까싶다. 쓰레기 정리와 행사 준비에 유용하게 활용돼 지금까지 해왔던 것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 또 하나는 올해 행진구간에 분리대가 설치돼 안전문제가 야기되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주최 측의 답변

“연등행렬을 좀 더 일찍 출발하자는 뜻에 동의한다. 행렬 출발 시간의 경우, 행사가 열리는 5-6월의 경우 오후 7시는 굉장히 환하다. 연등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평균 시간을 7시 30분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날씨(비)의 변수로 전체 행사가 조금 지체됐다. 평소보다 45분 정도 출발이 늦어졌다. 다음엔 꼭 참고해 실행되도록 하겠다.”

“장소와 관련해서는 구덕운동장과 부산시민공원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이 부분은 우리(주최)도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 구덕운동장의 경우, 행사를 진행하기는 편하나 폐쇄돼 우리만의 행사가 된다는 단점이 있다. 시민공원은 오픈돼 부산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후 두 곳을 잘 비교해 이사회에 내용을 올릴 계획이다.”

주최 측을 대표해 부산불교연합회 사무총장 정산스님은 “이번 연등축제가 불자, 신행단체, 봉사자, 언론계 등의 도움으로 여법하게 진행됐다.”며 “참여자들의 의식이 높아져 성숙된 축제가 됐고,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 내년 행사가 더욱 성대하고 원만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재형 사무국장은 “또 하나 비가 와 2만 여명의 불자가 모여 저녁 예불 칠정례를 진행하지 못한 것이 주최 측의 입장에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2018 부산연등축제 평가서

이번 2018부산연등축제는 많은 변화의 시도가 엿보였다. 이번 평가회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해 앞으로 부산연등축제가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할 축제로써의 변모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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