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무엇이며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동안 명상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았고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러한 경험과 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그 의미와 효과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명상은 긴장감을 내려놓고 깨어난 감각을 통해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나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래서, 명상을 할 때는 일상에서 느끼는 것과 조금 다른 것을 느낀다. 무심코 지나쳤던 나에 대해 더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명상을 하는 그 시간과 장소에서만 효과가 있지만, 점차 숙달이 되고 자연스러워지면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삶과 명상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쉴 수 있게 된다. 즉, 일상이 보다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특별한 일이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이 진짜 행복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행복 분야의 권위자 에드 디너 교수는 행복을 ‘주관적 안녕감’이라고 정의하며, 기쁨의 강도보다 빈도에 의해 행복이 온다고 한다. 또한, 서은국 심리학과 교수는 ‘아무리 큰 기쁨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아이스크림처럼 모든 기쁨이 시간 앞에서 녹는다면, 선택은 하나다. 기쁨이 시간에 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자주 맛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행복을 연구하는 전문가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일상을 행복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남들의 객관적인 시선보다는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에 더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힘이 필요하다.

따라서, 명상은 행복을 위한 조건에 부합한다.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한 명상은 먹고 자고 쉬는 일뿐만 아니라 일과 사람들 간의 관계도 원활하게 해준다. 에너지가 충전이 되고 건강해지면 머리회전도 잘 되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일의 효율도 높아진다. 내 기분과 상태가 좋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쉴 때 쉬고 놀 때 놀며 할 때 하는 조화로운 삶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명상의 본래적 의미를 살펴보겠다. 과연 명상(瞑想)이란 무엇일까? 용어의 형성과정을 통해 알아보자. 명(瞑)은 눈목(目)과 어두울 명(冥)이 합하여 ‘눈을 감는다’는 의미가 되었고, 생각 상(想)은 서로 상(相)과 마음 심(心)이 합하여 ‘상대를 그리워하며 생각한다’는 뜻이 되었다. 즉, 명상은 ‘고요히 눈을 감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사실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명상이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만들어졌으며 ‘Meditation’의 의미를 살려서 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영어단어인 ‘Meditation’은 라틴어 ‘meditatio(메디타티오)’에서 유래했으며 ‘곰곰이 생각하다, 마음을 조사하다’를 뜻하는 ‘meditari(메디타리)’와 ‘치유’를 뜻하는 ‘mederi(메데리)’에서 왔다. 서양 전통과 동양의 한자문화권에 정착된 명상이라는 의미를 종합해 보면 ‘눈을 감고 쉬면서 생각하고 치유한다.’는 뜻이 된다. 일상적으로 하는 생각이 아니라 잠재의식이나 깊은 무의식 상태에서 집중하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행복과 명상에 관한 최근 연구가 있다.

몇 해 전 하버드대학 심리학과의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 교수와 매튜 킬링스워스(Matthew Killi ngsworth)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방황하는 마음은 불행한 마음이다(A Wandering Mind Is an Unhappy Mind).’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에서는 ‘Track Your Happiness(여러분의 행복을 추적하세요)’이라는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사하였으며 ‘방황하는 마음(잡념)’과 행복의 연관성을 밝혔다. 이 논문의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자극과 무관한 생각’이나 ‘마음방황’은 인간 뇌가 작동하는 기본 사양에 해당하며 삶에 필요한 부분이지만 정서적 비용이 든다. 많은 철학과 종교적 전통은 행복이 이 순간을 사는 것에서 발견된다고 가르친다. 수행자들은 마음의 방황에 저항하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기’를 훈련받으며 ‘방황하는 마음’은 불행하다고 제안한다.

위 연구를 통해 사람들은 딴생각을 할 때, 그 생각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항상 덜 행복해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따라서, 매 순간 현실에 집중하면서 산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의 방황을 줄이고 휴식할 수 있으며 치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집중을 하면 피곤할 거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올바른 집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명상을 통해 집중하는 법을 익히면 에너지의 낭비를 줄이고 충전하면서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명상의 탁월한 기능과 효과는 집중과 휴식이다. 그 중 휴식(休息)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잠시 쉬는 것을 말하는데, 그 함의(含意)는 다음과 같다.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그늘에서 쉰다는 뜻이며 ‘멈추어 집중하는 것’, ‘편안과 행복’을 의미한다. 식(息)은 코를 의미하는 스스로 자(自)와 가슴을 의미하는 심(心)이 합하여 ‘코와 가슴과의 사이를 드나들며 숨을 쉰다’는 의미가 되었다. 이렇듯 휴식이라는 글자에도 명상의 핵심인 ‘멈춤을 통한 집중과 마음의 편안함’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명상의 효과와 기능 중, 집중에 관해서는 명상의 근본 뿌리가 되는 인도와 불교의 철학을 통해 알 수 있다. 앞서 설명한 삶에 대한 비중 수행에 대한 비중이 더 높다. 과거에는 특정 계급이나 수행자 등 특수한 사람들이 주로 명상을 했기 때문이다. 인도의 전통 수행법인 요가는 붓다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불교의 성립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요가는 윤리적 수행, 육체적 수행, 심리적 수행 등 3단계로 구성되며 순차적으로 8단계를 밟아 나간다. 계율의 수행은 금지계(yama)와 권고계(niyama)이고, 몸의 수행은 좌법(āsana), 호흡법(prāṇāyāma), 감각억제(pratyāhāra)이며 심리적 수행은 다라나(dhāraṇā), 디아나(dhyāna), 사마디(samādhi)이다.

그 중 요가의 6~8단계가 심리적 수행인데, 먼저 6단계인 Dhāraṇā(다라나)로 시작한다. 마음을 한 곳에 모아서 흩어지지 않는 정신집중이다. 미간이나 코끝, 심장, 배꼽 등 일정한 곳에 의식을 집중하는데 처음에는 신체의 부위가 느껴지지만 감각이 점차 세밀해지면 에너지 센터인 차크라(Chakra)와 그것을 중심으로 흐르는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다. 그 다음 7단계인 디야나(dhyāna)는 마음이 고요해져 순수하고 맑아진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흔히 쓰는 선(禪)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왔는데, 디야나를 중국에서 선나(禪那)로 음역한 것에서 유래한다. 전 단계인 다라나가 ‘마음을 고요하게 붙잡고 있지만 마음에 움직임이 있는 상태’라면 디야나는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대상에 몰입하여 그 존재를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마디(samādhi)는 주체와 객체가 하나로 통합되어 경험되는 요가의 최고 단계이며 최고로 정신이 집중되어 자의식은 사라지고 대상만이 빛을 발하며 대우주와 합일하는 깨달음의 경지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사마디를 삼매(三昧)라고 하며 일상에서 집중과 몰입상태라는 의미로 쓰는 삼매경(三昧境)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붓다는 요가의 궁극적 단계인 사마디를 재해석하였고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고 불리는 위빠사나(Vipassanā) 관법(觀法)을 추가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행법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명상과 행복간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명상의 본래 의미에 대해 알아봤다. 명상이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더욱더 열심히 수행하면 고요한 집중을 유지하여 깊은 의식세계에서 해탈의 경지에 달할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깨달음과 같은 높은 경지를 체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힘들기 때문에 아예 포기할 필요는 없다. 반드시 깨달음과 해탈의 세계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게나마 조금씩이라도 명상을 하다보면 그로 인해 많은 효과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며 행복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추고 쉬는 것은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라는 말처럼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에 비해 큰 혜택과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소한 삶의 변화가 우릴 행복으로 이끈다. ‘멈춤과 집중’, ‘휴식과 치유’ 더 나아가 ‘깨달음’이라는 명상의 키워드를 떠올리며 틈틈이 명상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행복을 위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도연스님은

카이스트 스님으로 알려진 도연스님은 카이스트에 입학해 전자공학을 공부하다 돌연 출가의 뜻을 품고 스님이 되었다. 이후 카이스트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에너지 명상과 참선을 지도했으며, 2015년에는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를 10년만에 졸업 하고 오대산 월정사에서 원명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2016년 사미계를 수지하고, 현재 서울 강남 봉은사에서 어린이, 대학생, 청년부 지도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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