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엽서

안도현

한잎 두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 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 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속에 여름이 아쉬운 듯 어깨를 토닥여 준 날이었다.

떠나야 할 사람이 가야하면서도 아쉬움에 말없이 어깨 한번 토닥이면서 떠나듯이 아마도 며칠후면 가을바람에 낙엽향이 담겨져 있을 것 같다.

낮은 곳으로 내려 앉을 나뭇잎을 기다리는

가을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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