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계곡물이 야위면서 물빛은 투명해지고 얼굴만 내밀고 있던 돌멩이들이 몸까지 뿌리까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몸은 여위어 가지만 눈빛은 더욱 깊어가는 수행자처럼…

처음 베르나르 뷔페를 만난 느낌이 딱 그랬다. 그가 걸었던 파리의 뒷골목에서 바라본 파리의 전경들은 한올도 걸치지 않은 뷔페의 모습이고 푹 들어간 눈으로 본 세상의 모습 같았다. 비록
영인본으로 내게 왔지만 뷔페가 되어 그의 푹 들어간 눈이 되어 그 곳을 바라본다.

이슬비 떨어지는 오늘 쓰디쓴 커피가 달게 느껴지는 곳에서 뷔페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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