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행복한 것일까?’ 20대 초반 나에게 시련이 찾아온다.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 후가 더 문제였다. 사회에 첫발을 들인 대학생에게 주어진 자유는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학교 공부에 충실했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와보니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 시간을 내 맘대로 써도 괜찮았다.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든 누구 하나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 잔소리 할 부모님도, 지도하는 선생님도 없었다. 마냥 주어진 자유가 좋았다. 그런데 그것이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그땐 왜 알지 못했을까?

처음엔 자유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껏 주어진 자유가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것 많았고, 돈은 늘 부족했다. 좋은 성적을 받기도 녹록치 않았다. 연애도 하고 싶었고 운동, 영화, 게임 등 이것저것 다 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뭘 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자유에 따르는 책임이 버겁고 힘겨웠다. 삶의 무게는 점점 더 늘어갔다. 미성숙한 나로선 홀로서기는 참 힘겨웠다. 게다가 몸과 마음의 피로감마저 쌓여만 갔다. 이렇게 현실에 무너지고 말 것인가?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시절,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되어서 인류복지와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교에 와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부머신이 되는 것이었다. 강의실에서 교수님들이 가르쳐 주는 교과내용을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잘보고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것만 하면서 박사과정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일까? 고등학생 때에는 물리학자가 멋있어 보였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있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교에서의 물리수업은 나에게 별로 흥미를 주지 못했다. 대학수업과 과제를 피해 더 쉽고 재밌는 것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맸다.

‘좋은 학점을 위해서 하기 싫은 공부를 계속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고 고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학교를 그만둘까?’ ‘잠시 휴학을 할까?’ ‘학교를 그만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닌데, 어떻게 해야 되지?’ 계속해서 생각은 돌고 돌았고 결론은 나지 않았다.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나 스스로를 경영해 나갈 힘도 지혜도 없었다. 주변에도 날 도와줄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삶을 바꾸는 계기가 찾아왔다. 가까이 지내던 선배가 자신이 다니고 있는 명상센터를 소개해 준 것이다. 평소에 내 고민을 잘 들어 주던 선배였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었다. 그런데, 그때까진 이 선배가 명상을 배우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명상센터에 다닌다는 것을 알고 나니 ‘명상을 배우면 사람이 이렇게 인자해 지는구나.’ ‘남들이 갖지 못하는 혜안과 통찰력이 생기는 구나’ 하며 명상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그때 만난 마음챙김 명상(Mindfulness Meditation)은 내 삶을 바꿔주었고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명상이 나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 잘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어가는 내 모습을 보고 이 세상에서 이야기하는 그 효과에 대하여 알아가면서 더 확연히 알게 되었다. 나에겐 휴식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 스스로가 나를 관리하고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뇌를 쉬게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알고 보니 그 방법은 나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으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마음챙김 명상은 비즈니스 업계에서도 인기가 좋다.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명상에 심취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외에도 미국의 비즈니스 중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드인(LinkedIn)의 CEO 제프 와이너(Jeff Weiner,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 트위터(Twitter)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nms), 세계적인 미국 의료보험회사 애트나(Aetna)의 마크 베르톨리니(MarkBertolini) 등 수많은 경영자들이 마음챙김(Mindfulness)에 푹 빠져있다.

2007년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Google)에서는 차드 멍 탄(Chade-Meng Tan) 이라는 구글의 엔지니어로부터 직원을 대상으로 한 명상이 보급되었다. 그것은 리더십 프로그램으로서 ‘너의 내면을 탐색하라’(Search Inside Yourself)라는 프로그램이며 달라이 라마도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음챙김(Mindfulness)과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서 지금까지도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애트나가 직원들에게 명상 클래스를 제공한 후로부터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경우 요가와 만트라를 활용한 마음챙김 명상으로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3분의 1으로 감소했고, 수면의 질도 20% 향상하였으며 업무의 효율이 향상되었다. 또한, 명상프로그램의 도입 후 직원들의 의료비도 크게 줄었고, 1인당 생산성이 연간 3,000달러 가량 높아졌다.

그런데, 마음챙김 명상은 무엇이며 어떻게 서양에 전달되게 된 걸까? 사전적 의미는 ‘평가나 판단을 더하지 않고 지금 여기의 경험에 능동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심리적인 과정’이다. 또한, 1979년 매사추세츠대 의료원에 처음 '마음챙김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 완화 기법( MBSR)을 도입한 마음챙김의 선구자, 존 카밧진(Jon Kabat-Zinn)은 마음챙김을 ‘순간 순간 주변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 및 감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판단을 더하지 않고 현재를 중심적으로 또렷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사실, 이 명상법의 기원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의 불교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인이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때 이 개념을 알게 되어 서양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불교 수행이라는 종교적 의미를 벗어나 심리학적 개념으로 다양하게 정의되며 실용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마음챙김 명상은 뇌와 마음을 쉬게 하는 휴식하게 하는 마법이자 최고의 기술이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성공을 숙명처럼 여기며 자라는 경우가 많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무언가를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은 죄라는 문화도 있다. 목표 달성과 성공을 우선시 하는 사회의 압박과 싸우며 경쟁해야 한다. 결국, 한계가 찾아왔다. 미국인들은 일을 빨리 처리하고 돈을 효율적으로 벌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멈춰서는 방법은 잘 몰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음챙김과 같은 동양의 명상과 수행법을 알게 된 것이다. 실제로 효과가 검증되자 더욱 더 열광하게 된 것이다.

직장인들이 휴가를 내서 쉬는 것만으로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다. 뇌의 피로 때문이다. 뇌는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쓰는 에너지가 전체의 60~80 퍼센트이다. 특히, 깨어있는 시간의 30~50 퍼센트를 마음의 방랑(Mind-Wandering) 또는 공상으로 보낸다고 한다. 내면이 쉬지 못하면 진정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명상이며 그중에서도 마음챙김이다. 특히, ‘번아웃 증후근’에 탁우러한 효과를 준다. 몸과 마음의 탈진상태를 번아웃증후군 (Burnout syndrome)이라고 일컫는데, 오늘날 많은 직장인들이 이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일과 삶의 의욕을 잃고 사회에 부적응하게 되는 것이다. 

2009년에 발표된  국제 정신의학저널(The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iatry in Medicine)과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마음챙김 명상이 몸과 마음의 탈진상태 즉, 번아웃(Burnout)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계최고의 엘리트들이 찾은 휴식법이 바로 마음챙김이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뇌과학으로 효과가 입증이 되었다. 우리는 간단한 호흡법과 신체운동을 하면서 그것을 알아차림으로써 마음챙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잠시 눈을 감고 아랫배의 움직임과 호흡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신체와 마음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연스님은

카이스트 스님으로 알려진 도연스님은 카이스트에 입학해 전자공학을 공부하다 돌연 출가의 뜻을 품고 스님이 되었다. 이후 카이스트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에너지 명상과 참선을 지도했으며, 2015년에는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를 10년만에 졸업 하고 오대산 월정사에서 원명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2016년 사미계를 수지하고, 현재 서울 강남 봉은사에서 어린이, 대학생, 청년부 지도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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