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선원에서 3개월간의 용맹정진을 마치고 9월 2일(음력 7.15) 일제히 하안거를 해제했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선원 대중들의 현황을 정리한 ‘경자년 하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올해 하안거 기간 전국 94개 선원(총림 7곳, 비구선원 57곳, 비구니선원 30곳)에서 총 1894명(총림 299명, 비구 1020명, 비구니 575명)의 수좌들이 수행 정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8월 27일 하안거 해제 법어를 통해 대중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모든 대중은 반연을 다 놓아버리고 대신심과 대용맹심으로 삼년 이내에 견성대오를 하겠다는 각오로 오로지 화두 일념삼매가 현전하도록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할 것”이라며 “간절한 발원을 세워가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심으로 정진해 나간다면 하루하루가 새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저 앉으나 서나 화두와 씨름해 가지고 견성해야겠다는 생각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의 화두를 챙기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하고 이 화두를 일상생활하는 가운데 하루에도 천번 만번 챙기고 의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9월 1일 경내 보제루에서 방장 지유 스님을 모시고 하안거 해제 법회를 봉행했다. 지유 스님은 해제 법어에서 “하안거 기간 정진을 했다고 하면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 이 시각에 있어 자기 모습에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며 “불교에서 말하는 도와 진리와 부처는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다”고 설했다. 또 “진리는 오직 하나요, 불법은 근본 하나지만 이 하나 속에 길이 천개, 만개이고, 어떤 길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수행 모습으로 걸어왔던지 목적지에 도달하면 한 자리다”고 강조했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문 스님)는 2일 경내 설법전에서 하안거 해제 법회와 49일 백중기도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방장 성파 스님은 법어를 통해 “대나무 촘촘하나 물 흐름을 방해하지 못하고, 산이 높다한들 어찌 흰구름 날음을 막을소냐. 이 몸이 금생에 제도하지 못한다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라고 설했다. 통도사에서는 올해 하안거 기간 극락암 호국선원과 내원사 동국제일선원 등 373명이 용맹정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안거 해제와 함께 오늘 전국 사찰에서는 선망 부모 조상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리는 49일 백중 기도를 회향하고 조상의 은혜와 효의 의미에 대해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