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하는 모습 (사진=문화재청)
사경하는 모습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하고 김경호(63, 남) 씨를 보유자로 인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사경장’은 불경을 쓰는 사경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역사적으로는 고려 시대에 불교가 성행하면서 사경이 전성기를 맞았으며, 특히 충렬왕 대에 중국에 수백 명의 사경승을 파견하는 등 대외적으로 고려 사경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

조선 시대에는 숭유억불의 기조가 유지되면서 쇠퇴했으나,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 명맥이 유지됐다. 통일신라시대 때(745~755년)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이다.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 제작, 표지 장엄 세 가지로 구성되며,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친다. 사경 제작에는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과 경전의 오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

김경호 화엄사 전통사경원장
김경호 화엄사 전통사경원장

사경장 첫 보유자로 지정된 김경호 화엄사 전통사경원장은 1997년 조계종에서 개최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 2010년 ‘대한민국 전통사경기능전승자’로 선정됐다. 김 원장은 오랜 기간 문헌과 유물을 통해 사경의 재료와 형식, 내용 등을 연구하고 이를 기술로 승화시켰으며,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 서적을 저술하는 등 사경 전통계승을 위해 힘쓰고 있다.

문화재청은 “사경장의 높은 역사성과 예술성 등을 고려해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김경호 씨를 해당 종목의 첫 보유자로 인정했다”며 “그는 전통 사경체를 능숙하게 재현하는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교육 기관에서 사경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오랜 기간 사경의 전승을 위해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정부 혁신의 하나로 국가무형문화재의 신규종목 지정과 보유자 인정 등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랫동안 전통문화의 계승에 전념해온 전승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승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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