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사진=문화재청)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사진=문화재청)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뒷면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뒷면

진신사리를 봉안한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오는 23일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로 예고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삼국유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를 받아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 하나인 마노와 관련이 있으며,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해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고 해서 물 수(水)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수마노탑은 총 길이가 9m에 달하며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 감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다. 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석재를 포개 쌓았고 옥개석 위 낙수면과 아래 층급받침의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다. 이처럼 수마노탑은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어 늦어도 고려 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과 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수마노탑 상륜부
수마노탑 상륜부

문화재청은 “수미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으로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고회암으로 제작됐고 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북돋운다는 ‘산천비보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며 “특히, 탑지석을 비롯한 자료에서 수리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고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역사, 예술, 학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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