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금정총림 범어사 봉축 법요식 모습

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가 4월 30일(음력 4.8)이 아닌 한 달 연기된 5월 30일(음력 윤4.8)에 봉행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일정 연기라는 유례없는 결정을 발표했다.

원행 스님은 “불교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자발적으로 법회 등 일상적인 종교 활동을 자제하도록 했고, 모든 사찰에서 이를 실천하며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는데 노력해왔다”며 “위기로 인한 아픔을 국민과 함께하고 치유와 극복에 매진하고자 봉축행사 일정을 음력 윤4월인 5월로 변경해 치를 것을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처님오신날은 해마다 지혜와 자비의 등을 밝혀 온 오래된 우리 고유의 명절이고, 연등회는 천년을 이어오며 오늘날 세계적 축제로 자리잡은 무형문화재이자 올해 12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며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맞아 힘든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불교계는 오는 4월 30일로 예정돼 있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윤4월 8일인 5월 30일로 연기하고, 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5월 23일부터 24일까지로 일정을 바꿔 진행하게 된다.

아울러 기존 부처님오신날인 4월 30일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1만5000여 개의 사찰에서 ‘코로나19 치유와 극복을 위한 기도정진’에 들어가며 한 달간 정진한 후 5월 30일 봉축 법요식에서 회향할 계획이다. 동참 사찰에서는 조석예불과 사시불공 시간에 ‘보배경’과 ‘약사여래경’ 정근을 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를 올리게 된다.

연등회는 5월 23일 오후 4시 30분부터 동국대 대운동장과 종로 일대에서 어울리마당과 연등행렬을 실시하게 된다. 봉축을 알리는 광화문 점등식은 4월 30일 오후 7시에 봉행되며 ‘황룡사 9층탑’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찬탄하며 한 달여 동안 서울 시내를 밝힌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행사 중 밀접 접촉은 최소화하고 대중이 모이는 축제의 의미 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행사를 유동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원행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독 화살의 비유’를 들어 화살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누가 쏘았는 지를 논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독 묻은 화살을 맞아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셨다"며 “멀지 않은 날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봄날이 오길 부처님 전에 기도한다”고 코로나19 사태의 극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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