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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인터뷰] 부처님은 제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김경자(보안인) 보살님과의 만남
  • 안선현심(혜원정사) 객원기자
  • 승인 2017.07.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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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가운 날 육화전 앞 연분홍 연꽃이 하나 둘 셋 차례대로 피고 지고를 한다. 대웅보전, 육화전, 만불전에서는 생전예수재와 백중을 맞아 생사윤회의 괴로움을 면하고,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바른 불자가 되기 위해 일심으로 동참한 지장경 100일 독송 기도가 한창이다.

마침 활짝 핀 연꽃에 빠져 미소를 머금은 만불약사회 보안인 회장님의 모습이 밝아서 “여기를 보세요. 하나, 둘, 셋!” 셔터를 찰칵찰칵 몇 번을 눌렀다. 수줍게 웃으며 “이쁘게 나와요?” 하고 물으시다 조심스럽게 덧붙이신다. “연꽃이 너무 이뻐서 감히 찍어도 되려나….” 잠시 그늘에 앉았다. 미묘한 연꽃 향이 은은하게 가슴으로 스며든다며 보안인 보살님은 꽃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여쭸다.

“보살님은 언제부터 혜원정사와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보살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지그시 눈을 감고 옛날로 돌아가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신다.
“어릴 적 여름방학 때 주일학교에 다녀오면 엄마는 맛있는 감자를 쪄 놓고 나를 기다렸어요. 마흔여섯에 막내인 저를 낳았으니 얼마나 이뻤겠어요. 한편으로는 당신 연세가 있다 보니 안쓰럽기도 했겠죠. ‘감자 맛있니?’ 하시다 ‘좋은 집 청년을 만나서 결혼해야 할 텐데…’ 하시면 그때는 어린 나이라 엄마의 그런 말씀이 정말 싫었어요. 엄마와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결혼 안 해요.’라고 했었는데… 세월은 덧없이 흐르잖아요. 어느새 결혼 적령기가 되어 남편을 만났어요. 결혼을 하고 보니 불교 집안이더라고요. 하루는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거에요. ‘아가, 네가 스스로 불교에 관심이 생기고 절에 다녔으면 좋겠지만, 그러나 교회는 절대 못 간다. 교회는 딱 단절해라.’라며 강요하셨죠. 그 당시는 부모님 말씀은 법이잖아요. 8남매 중 막내로 재미나게 주일학교를 다녔고 친정엄마와 언니들은 권사님에 오빠들은 장로님인데, 저는 교회도 못 가고 절에도 안 가고 그렇게 세월을 보냈어요.
그때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되짚어 보니 갑자기 긴장이 되더라고요. 친정 언니 오빠들은 권사다 장로다 하면서 조카들도 크게 보이고 그랬어요. 욕심이 생기잖아요. 자식 욕심, 집안 욕심 같은 것 말이죠. 마침 시어머님이 대보살님이시라 보고 배우는 게 많잖아요. 20년이란 세월 동안 어느새 시어머님을 닮아 있었어요. 불교 경전을 봐도 낯설지 않더라고요. 마침 시숙모님께서 혜원정사에 다니고 계셔서 시숙모님을 인로왕보살님으로 생각하고 따라다녔죠.
따라다니다 보니 경전을 매일 독송하게 되고, 불교대학에서 부처님 법 공부도 하면서 불심이 생겨 재미나게 다녔어요. 그때 만불전 창립 멤버였어요. 도반들과 만불전에서 하루에 오백 배, 천 배, 삼천 배, 염불, 간경까지 주력 일심으로 정진했어요. 지금까지 만불회에서 봉사하고 있죠. 그때 만난 도반들과 서로 의지하고 정진하면서 자신보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커요. 이타행을 실천하려고 노력들 합니다.”


“만불회 하면 모두들 부러워할 것 같아요.”
“그럼요. 서로를 감싸고 포용하는 마음은 자매처럼 끈끈해요. 그러면서 봉사회 단장도 몇 년간 했죠. 도반들과 함께하다 보니 서로가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지요. 절에서 만난 도반은 특별해요. 똑같이 함께 부처님 법 만났고, 배우고 실천하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지금 생각해 보면 개종을 해서 부처님 법 만났으니 가장 큰 가피가 아닌가 싶어요. 최고의 행운이죠. 남편 잘 만나서 아들딸 낳아서 자녀 복에, 손자 복에…. 손자는 혜원 선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으니, 호호. 매일 일과(기도)는 사경을 해요. 나이가 있다 보니 사경을 하니까 좋아요. 요즘은 지장경 100일 독송 기도에 동참하고 있어요. 염불삼매에 빠져 보려고 매일매일 정진하고 있습니다.”


보살님께서 이렇게 정진하시는 이유에는 보살님을 부처님께 인도했던 시어머니가 계신다. 안타깝게도 몇 달 전에 96세의 일기로 돌아가셨는데, 49재를 올리고 육화전에 모셨단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미약한 존재냐고 말하는 보살님의 얼굴에서 세속을 건넌 어떤 초월성이 느껴진다. 기도할 때마다 늘 생을 마치는 날까지 절에 다닐 수 있기를, 수행정진할 수 있기를, 봉사할 수 있기를, 베풀 수 있기를 발원하신다는 보안인 보살님의 수행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기를 바라 본다.

안선현심(혜원정사) 객원기자  ebuddha@ebuddh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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